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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소셜게임업체 만들겠다”

입력 : 2010-02-11 10:58:02 수정 : 2010-02-11 10:5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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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콘텐츠 ‘데브시스터스’로 잘 알려진 모블리에 이지훈 대표
최근 IT 시장의 ‘핫 이슈’는 단연 스마트폰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활짝 연 스마트폰은 각종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등 매력적인 콘텐츠로 무장한 채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이폰의 국내 도입 이후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폰이 국내에서 상용화되기도 전에 아이폰 게임 및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국내 기업이 있다. 브랜드명인 ‘데브시스터스(Devsisters)’로 더 잘 알려진 이 회사는 창업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그 동안 내놓은 아이폰 게임들이 애플이 선정한 ‘주목할 만한 게임’에 이름을 올리거나 일본 내 다운로드 횟수 3위에 오르는 등 작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블리에의 이지훈(32)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모블리에 이지훈 대표는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기도 전에 아이폰 게임 및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애초에 회사를 세울 때부터 글로벌 마켓을 염두에 뒀다”면서 “아이폰 뿐 아니라 미국 페이스북, 일본 믹시(Mixi) 등 글로벌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게임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국내 굴지의 IT 업체에서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인터넷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직접 목격했던 이 대표는 아이폰의 등장이 패러다임을 또 한번 뒤흔드는 ‘사건’이라고 직감했다. 그는 “10여년 전만 해도 PC가 없는 집이 많았고 PC가 있더라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곳이 많았는데, 10년 새 인터넷이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면서 “지금 각종 스마트폰의 등장에서 보듯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의 발달은 계속될 것이며, 이제 ‘항상 연결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질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아이폰의 각종 응용 콘텐츠(애플리케이션) 판매망인 앱스토어(Appstore)는 누구나 공급자로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마켓’. 전세계 4000만 명의 이용자가 존재하는 이 거대시장에선 판매망을 따로 개척하거나 제품을 마케팅하는 데 드는 비용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개발자는 오로지 콘텐츠로 승부하고, 단지 수익을 애플과 7:3으로 나누기만 하면 됐다. 그래서 글로벌 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지만,  모블리에처럼 첫 발을 내디딘 회사에겐 ‘꿈의 장터’나 다름 없었다.

평소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창조적인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이 대표에게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적기가 찾아온 셈이었다. 그는 “게임 산업에서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야 자체를 국내에 한정시킨 것이 아니라 전세계로 넓혔기에 아이폰의 국내 도입 여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NHN이나 넥슨 등에서 근무하면서 온라인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 대한 경험과 가이드라인을 가진 유능한 구성원들과 함께 모블리에를 출범시켰다. 지금까지 내놓은 아이폰 게임 및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12개. 그 가운데 아이폰 중력 센서를 이용해 즐기는 게임 ‘로데오’는 출시하자마자 애플이 선정하는 ‘주목할 만한 게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앨리스의 모험’이 지난해 9월 출시된지 1주 만에 일본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횟수 3위를 기록했다. ‘오븐브레이크’는 홍콩과 싱가포르 톱 5, 호주 톱 10 안에 드는 성과를 남겼고,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게임 카테고리 50위 안에 진입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중간 중간 나타나는 결과들에서 자신감을 많이 얻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3월 창업한 모블리에는 9개월여 동안 4개의 아이폰 게임과 8개의 애플리케이션, 1개의 SNS 게임을 출시했다. 노트북을 통해 보이는 게임이 네이트에 서비스 중인 ‘런어웨이’이고, 왼편 아이폰에 나타난 게임이 애플이 꼽은 ‘주목할 만한 게임’에 선정됐던 ‘로데오’다. 송원영 기자
◆“세계적 소셜게임업체 만들겠다”= 모블리에는 지난해 12월 ‘런어웨이(Runaway)’라는 새로운 게임을 국내 포털 네이트에서 서비스하면서 무대를 SNS 게임 시장으로 넓혔다. 런어웨이는 마우스 클릭으로 장애물을 뛰어넘기만 하면 진행되는 ‘원 키(One Key)’게임으로, 기존의 인간관계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는 것이 특징인 소셜 게임.

소셜 게임이란 용어가 낯설게 여겨질 법 하지만, 업계에선 이미 화제가 된 지 오래다. 예컨대 미국 징가(Zynga)사가 페이스북에서 서비스 중인 ‘팜빌(Farmville)’은 가상 캐릭터를 이용해 작물을 기르고 수확해 되파는 게임으로, 친구를 게임에 초대하면 아이템을 지급해주거나 친구와 함께 밭을 가는 등 이미 형성돼 있는 네트워크를 게임에 활용한다. 이 게임은 월간 실질 이용자가 7600만명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료 아이템 판매 등을 통한 수익성 전망도 밝은 편이다. 팜빌의 경우 아이템을 현금 구매하는 이용자는 전체의 8∼12%에 불과하지만, 워낙 이용자 수가 많다보니 수익이 크다. 징가사의 지난해 수익은 2억1000만 달러(한화 약 2500억원)로 추산된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앱스토어는 약 100만명의 개발자 및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콘텐츠가 35만건에 달하고, 2년 동안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5억건 이상일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이 대표는 “SNS 게임 시장 역시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페이스북 이용자만 3억50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라며 “충분한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장벽만 잘 극복해 공략한다면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대표는 사진 촬영 전 “동료들과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구성원들의 나이가 22세부터 37세 사이인 젊은 기업 모블리에에는 포토그래퍼, 가수, IT 대기업 출신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같은 비전을 가지고, 어려운 상황을 함께 견뎌가며 즐겁게 일하는 좋은 사람들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모블리에가 개발한 런어웨이의 경우 게임을 함께 즐기는 일촌이 늘어나면 캐릭터의 에너지가 늘어나 더 멀리 달릴 수 있고, 게임 시도 횟수도 늘어나는 식으로 일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마련했다. 이 게임은 서비스한지 1주일도 안 돼 네이트 앱스토어 인기순위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대부분의 소셜 게임이 플래시를 기반으로 하는 데 반해 런어웨이는 웹브라우저상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로 연결되는 게임”이라면서 “다른 게임과는 그래픽 면에서 차별성을 갖고 있으며, 유니티 3D 엔진을 적용했기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과의 연동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블리에는 올해 이 게임을 페이스북과 일본의 SNS인 믹시(Mixi)에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웹 플랫폼뿐 아니라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과 연동해서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한국 최고의 소셜 게임 업체가 되는 게 목표이며, 5년 안에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창조적인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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