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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강진] “한국, 아직 안전하지만 치밀한 대비 필요”

입력 : 2010-03-01 02:08:05 수정 : 2010-03-01 02: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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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이상 60회 다소 증가…기상청 “관측 능력 향상 때문” 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반도 지진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전문가들은 “특별히 한반도 지진 빈도가 증가하지 않아 안심할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최근 북·중·러 접경지역 일대 지진에 이어 칠레 강진에 따른 쓰나미(지진해일)까지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자 불안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모두 60회로, 연평균 45회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 이는 지진이 더 자주 발생한 결과가 아니라 관측 능력이 향상된 때문이란 게 기상청 설명이다. 실제 1978년 지진 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1990년대부터 관측 장비가 디지털식으로 교체됐고, 관측 지점도 당시 30여곳에서 현재 100여곳으로 크게 늘었다.

박상미 기상청 주무관은 “인구와 건물이 밀집된 지역에서 난 아이티 지진 참사 등을 계기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런 배경이 마치 지진이 예전보다 자주 발생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진이 꼭 판과 판 중간대에서만 발생하지 않고 지진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치밀한 대비는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건물 내진 설계가 한반도 최고 강진으로 기록된 1980년 평안북도 의주 5.2 규모를 가정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방재대책 등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진 설계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강진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건물 대부분도 5.0 정도의 지진에 버틸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5.0 규모는 주택이 흔들리고 건물 내장재 등이 떨어지는 정도이지만, 인구와 건물이 밀집한 서울 등 대도시에 이런 지진이 발생하면 도심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길호 소방방재청 연구관은 “지진 피해는 지진 규모보다 어느 정도 인구와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나는가에 달려 있다”며 국가적 지진방재 대책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재홍·장원주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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