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정신력에 열광… 네티즌 “동상 세우자” 청원도
전세계 스포츠 ‘아이콘’ 부상… 국가브랜드 제고 한몫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막이 내렸지만, 피겨스케이팅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금메달을 따낸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 신드롬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번 김연아의 금메달이 경제 및 국가 브랜드 상승 등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피겨 여신’ 김연아가 1일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식장에 들어서면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
과열 양상도 빚어져 일부 네티즌이 이날 김연아의 우승에 심판 매수설 등을 제기하는 글이 올려진 일본 인터넷사이트 ‘2ch’를 공격하기도 했다. 디씨인사이드 회원 등을 비롯한 한국 누리꾼은 오후 1시부터 2ch에 접속, ‘새로고침’(F5) 자판을 연달아 누르는 방법으로 오후 1시30분쯤 2ch의 33개 게시판 중 30개 게시판을 마비시켰다.
‘김연아’ 이름 석 자는 당분간 마케팅의 최대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김연아 화장법’, ‘김연아 스모키 메이크업’ 등 김연아가 착용한 제품과 화장법 등이 입소문을 타고 지속적으로 퍼져 검색어 순위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김연아 관련 상품의 판매가 급증했다. 이외에도 김연아의 피겨 배경 음악이 담긴 음반과 성장기가 담긴 책 판매량도 늘었다.
특히 김연아가 한국 피겨스케이팅 영웅을 넘어 세계 스포츠계 ‘아이콘’으로 부상해 수조원의 국가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재무차관과 중앙은행 부총재 회의에서도 김연아가 단연 화제였다. 한 정부 관계자는 “회의 내내 김연아의 우승 소식에 축하 인사를 건네는 외국 인사들이 많았다”며 “김연아의 우승이 국제회의에서도 적지 않은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당장 세번째 나선 우리나라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상당 기간 김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김연아가 지혜롭게 행동하길 바라는 주문의 목소리도 있다. 김연아가 학업 등 일상생활에서도 ‘피겨 여왕’에 걸맞게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중·고교생 자녀를 둔 우모(43)씨는 “피겨스케이팅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큰 성과를 거둔 걸 보면 내가 어른이지만 존경스럽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도 “김연아가 청소년들의 역할 모델로서 오랫동안 남아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성대·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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