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장 “사실이라면 부끄럽고 창피한 일” 검찰은 “수십년간 검사들에게 떡값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부산·경남지역 건설업체 사장의 폭로 파문과 관련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 강도 높게 조사해 엄정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내 이른바 ‘스폰서’ 문화에 대한 국민들 충격이 워낙 커 검찰 스스로 파문을 가라앉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착잡한 검찰 수장 검사장 2명이 포함된 일부 검사들의 ‘떡값·향응접대 의혹’으로 검찰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21일 김준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공안부장검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 총장 뒤로 보이는 사진은 역대 총장들이다. 이제원 기자 |
검찰은 위원 8∼9명으로 구성될 진상규명위 조사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그 아래에 진상조사단을 둬 조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단장은 채동욱 대전고검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진상규명위는 진상조사단 조사를 감독하고 조사결과에 따른 조치, 개선 대책을 마련해 김 총장에게 건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김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제보자 주장이 사실이라면 검찰로서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진상규명이 우선돼야 하고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엄정한 조치가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잘못된 행적이었다면 제도와 문화로 깨끗하게 청산해야 하고 그 흔적이 현재에도 일부 남아있다면 단호하게 정리돼야 한다”며 “검찰이 변화와 변모 중이지만 다시 재정립할 기회로 생각하자”고 덧붙였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이날 검찰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복무기강 확립을 특별지시했다.
한편 참여연대 등은 22일 현직 검사장 2명을 포함한 전·현직 검사 57명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내기로 했다.
앞서 건설업체 사장 정모(51)씨는 1984년부터 25년간 부산·경남지역의 검사 100여명에게 떡값과 향응 등을 제공했다면서 검사 57명이 오른 A4 11장짜리 접대 내역을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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