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 가능성 커… 2100년까지 피해액 800조 이를듯 우리나라 온난화 추세가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정도 빨라 기상이변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2100년까지 온난화에 따른 피해액이 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기상청 기후변화정보센터에 따르면 1906∼2005년 100년간 한반도 평균 온도는 1.5도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0.74도)의 2배다.
또 우리나라는 온난화로 인해 1920년대에 비해 1990년대의 겨울이 약 30일 정도 짧아졌고, 봄·여름은 20일 정도 길어졌다. 서울의 열대야도 1900년대 초 평균 1.1일에서 최근엔 6.6일로 6배나 증가했다.
기상이변에 따른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상재해에 따른 피해 추산액이 1998년과 1999년 연간 1조원을 돌파했고, 큰 태풍 등이 불어닥친 2002년과 2003년에는 4조∼6조원에 이른 적이 있다. 또 1994∼2005년 사이 서울과 대구, 인천, 광주 지역에서 폭염으로 모두 2127명이 사망했다.
기상이변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는 냇캣서비스(NatCatSERVICE)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990년대 대형 기상재난 발생 건수는 1950년대 대비 4.3배였고, 경제 피해액은 15.2배에 이르렀다.
또 세계기상기구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3770건의 자연재해로 21억2600만명이 피해를 보고 이 중 77만8736명이 사망했으며, 재산피해 규모는 8630억달러였다. 이는 사망자가 10명 이상이거나 피해자가 100명 이상인 재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거나 국제적인 지원을 요청한 재해만 따진 것이어서 실제 피해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환경부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추산한 결과 우리나라는 2100년까지 온난화로 800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됐다. 농업에서는 기온이 1도 증가할 때마다 전국적으로 벼 생산량이 15만3000t(전체의 2.93%) 감소하고, 기온 상승에 따른 초과 사망자 수는 2010∼40년 67명, 2041∼70년 212명, 2071∼2100년 378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100년 지구 전체의 평균 온도는 1990년에 비해 1.4∼5.8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극 지방 얼음이 녹고 해양이 팽창하는 효과로 2100년 지구 평균 해수면이 1990년에 비해 0.09∼0.88m 상승해 전 세계 주요 해안도시 상당수가 침수피해를 겪을 전망이다.
나기천·강구열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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