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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치범수용소 전시회 가보니…

입력 : 2011-02-16 15:24:31 수정 : 2011-02-16 15: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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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대 군견에 물려죽는 여학생 모습 그림 ‘충격’
수용소의 겨울은 견디기 어려웠다. 1998년 몰래 예배를 보다 발각돼 요덕수용소로 끌려 왔다. 칼바람이 옷을 뚫고 맨살에 부딪혔다. 바람을 막으려고 자전거 튜브로 엮은 혁대를 졸라맸다. 고무벨트 신발도 다시 졸라맸다. 어젯밤 눈이 내려 몇몇 집들이 무너졌다. 지붕은 볏짚으로, 벽은 흙으로 쌓아 올린다. 5∼6가구가 함께 산다. 습기가 차면 집은 기울어진다. 겨울 작업은 나무 베기다. 왕복 4㎞의 거리를 인력으로만 한다. 옥수수떡으로 수감자들을 경쟁시킨다. 빨리 가려고 하다 나무에 머리를 부딪쳐 죽는 사람이 많다. 죽어도 편안하지 않다. 시체는 나무 창고에 쌓아 둔다. 하루는 이빨이 너무 아파 의사를 찾았다. 수의사가 나왔다.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기 때문’이라고 보위부원들이 말했다. 턱 안을 살피던 수의사가 펜치를 건네 줬다. 뽑으라는 것이다.

◇14일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남제현 기자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관심이었다.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지난 2일부터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는 이름을 내걸고 열린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는 개관 3일 만에 관람객 1만명을 넘어섰다. 14일 전시회 마지막 날에도 50평 남짓한 공간에 관람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기획 전시를 준비했던 포항 한동대 학생들마저 놀랐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까지 2만여명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처음 전시회를 준비할 때는 일반인의 호응이 이처럼 클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수감자 출신 탈북자들이 직접 경험한 것을 그린 그림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수감자인 어린 여학생 2명이 경비대 군견에 물려 죽는 모습을 담은 그림도 있었다. 삭발을 한 사람 수십명이 광장에 모인 그림도 보였다. 일주일에 30분씩 단체로 햇볕을 쬐는 모습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전시회와 달리 수감자 출신 탈북자들과의 대화 시간이 있는 등 쌍방향 소통 형식의 전시회 구성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낸 배경이 됐다. 재미교포 출신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씨를 비롯해 정광일, 김혜숙, 강철환씨 등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전시회 기간 중 관람객들과 대화하면서 수용소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번 기획을 준비한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과의 최은경(24)씨는 “준비가 많이 부족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는 마음이 앞선다”면서 “전시를 원하는 단체나 개인이 있다면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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