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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미야기현 생존 한국인 "살길 막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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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3-27 15:11:03 수정 : 2011-03-27 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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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살 길이 막막합니다. 가게와 집이 쓰나미에 모두 휩쓸려갔어요."

지난 11일 관측 사상 최악의 강진과 쓰나미 속에 생계 수단과 집을 잃은 한국인 생존자 한귀연(57)씨는 2주가 넘게 지난 27일에도 일본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시 한국총영사관 2층 강당에 마련된 대피소에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었다.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할 입장이지만 한씨는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한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씨가 살던 지역은 쓰나미로 인명ㆍ재산 피해가 매우 컸던 미야기현 이시노마키(石卷)시.

20년 전 일본으로 건너온 한씨는 재일동포 3세 출신의 아내 이수미(42)씨와 다섯 살 된 딸 선화(5)양을 데리고 지난 21일 대피소로 거처를 옮겨 센다이총영사관의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그는 센다이에는 지난해 4월 정착해 한국으로 멍게를 수출하는 일을 해 왔다.

그러나 지진과 거대한 쓰나미는 그의 집과 가게는 물론 3t가량의 멍게까지 한꺼번에 쓸어가 버렸다. 멍게 수출 사업에 선불로 1억원 정도를 투자했으나 이마저도 회수할 길이 사라지게 됐다.

지진 당시 충격으로 목을 다친 한씨는 지금도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대피소에 한때 200여명이나 머물던 교민 등은 한국이나 일본의 다른 지역으로 떠났지만 한씨는 "갈 곳이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살 길이 정말 막막하다. 올해는 작년에 시작한 사업을 만회하려 했지만 이번에 큰 손실을 보게 됐다. 갈 곳도 없고 다시 일어나기도 어려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아내 이수미씨도 "갈 곳이 없어 이곳에 머물 수밖에 없다. 수익처도 사라졌고 갈 집도 없다"고 말했다.

총영사관 대피소에는 지진 직후 유학생과 사업가, 여행객 등 수백 명이 머물렀지만 지금은 한씨 가족만이 남아 있다.

센다이총영사관측은 대지진 이후 28차례에 걸쳐 교민 634명을 니가타와 아키타, 도쿄 등 안전지대로 이동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김정수 센다이 총영사는 "센다이에 잠시 들른 사업가와 유학생, 여행객들은 큰 지진이 나니까 불안해하면서 한국 등으로 긴급대피했다"며 "재일동포 2~3세는 (일본인들에게) 소외를 당할 수 있어 이곳이 아닌 현지 대피소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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