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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병, 신병훈련소서 성격장애 판정 받았다

관련이슈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입력 : 2011-07-06 03:34:19 수정 : 2011-07-06 03: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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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총기사고로 드러난 ‘허술한 軍’ 4일 해병대에서 발생한 총기사건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겪은 뒤 전투형 군대를 만들겠다던 군의 외침이 구호에 그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 이번 사건이 허술한 총기관리와 입영제도 문제에다 고질적인 ‘기수 열외’ 악습까지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군 상부지휘구조개편에 몰두한 사이 하부구조는 병들어가고 있었던 셈이다.

오열하는 어머니 5일 강화도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으로 순직한 장병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통합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이승훈 하사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해군은 이날 이 하사 등 숨진 4명에 대해 1계급 진급을 추서했다고 밝혔다.
이종덕 기자
◆성격장애 소견에도 현역 복무


해군 수사단장 권영재 대령은 5일 중간 수사발표에서 총기사건을 일으킨 김모 상병에 대해 “과거 (정신) 병력이 있다든지 하는 사안은 없었다”면서도 “군내에서 시행하는 인성검사에서 일부 그런 소견이 있어 관심을 둬야 한다는 점은 부대에서 식별했다”고 밝혔다.

김 상병이 신병훈련을 받을 당시 인성검사에서 성격장애로 의심된다는 진단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제출한 ‘사고원인 및 경위’ 자료에서 소초장은 김 상병에 대해 “훈련소에서 실시한 인성검사 결과 불안, 성격장애, 정신불안 등이 확인돼 지난해 9월7일 소속 부대 전입 후 특별 관리대상으로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소초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다혈질이고 불안정한 성격 등 이상징후를 보여왔다”고 적혀 있다. 김 상병의 불안정한 심리적 상태를 엿볼 수 있다.

문제는 신병훈련 과정에서 성격장애 등의 징후가 식별됐는데도 현역부적합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병훈련 과정에서 현역부적합 자원을 추려내기 위한 인성검사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악습 만드는 기수문화 없애야


모든 것을 ‘기수’ 잣대에 맞추는 해병대 문화도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1992년생인 김 상병은 올해 입영 대상이지만 한 해 먼저 입영하는 바람에 ‘19세 상병’이 됐다. 김 상병은 자기보다 한 살 많은 권모 일병이 고분고분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반감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자료에 기록된 김 상병의 메모에는 “장○○(소속대 이병) ××야. 기수 열외 시켜봐…, 너 죽여 버리고 싶은데…”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 김 상병이 겪은 심적 갈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병대 출신의 한 예비역은 “기수 열외는 가혹·구타행위와 함께 해병대를 멍들게 하는 악습”이라고 말했다.

◆총기관리에 결정적 허점

중간 수사결과에 따르면 사건 발생 직전인 오전 10시∼10시20분 상황실을 지키고 있어야 할 상황부사관과 상황병은 모두 자리를 비웠고 상황실 총기보관함은 열려 있었다. 이 사이 김 상병은 K2소총을 꺼내들었고, 간이탄약고에선 실탄 75발과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 등을 절취했다. 이어 11시40분∼11시50분 제2생활관(내무반)으로 가 잠자던 동료 병사들을 향해 총탄을 퍼부었다. 김 상병은 소총을 단발로 조정해 12∼13발을 쐈으며, 사망자 검시 결과 난사는 없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당시 상황부사관은 총기보관함을 열어둔 채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규정상 총기보관함에 이중 잠금장치를 해 상황부사관과 상황병이 열쇠를 1개씩 보관하게 돼 있지만 당시 상황부사관이 열쇠 2개를 모두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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