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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 참사… ‘우면산 人災’ 책임공방

입력 : 2011-07-29 04:07:21 수정 : 2011-07-29 0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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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당국 법정다툼 비화 조짐
주민들 “재해방지 소홀히 한 지자체 명백한 잘못”
일각선 “물폭탄은 불가항력”… 법원 판결 주목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면산 참사’가 피해 주민들과 서울 서초구청 등 지방자치단체 간의 법정 공방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한 시간에 100㎜씩 쏟아진 ‘물폭탄’은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당국의 관리·감독이 부족했다”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법원은 지자체가 시설물 관리나 재해방지 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명백하게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주민들 손을 들어줬다.

28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면산 참사’의 직접적 원인은 26, 27일 이틀간 내린 집중호우다. 특히 산사태 발생을 전후한 27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우면산 일대에는 130㎜ 이상의 ‘물폭탄’이 투하됐다. 전문가들은 “시간당 강수량이 급증할수록 토사 붕괴 시간은 짧아진다”고 설명한다.

우면산의 독특한 토질도 피해 원인으로 지적된다. 우면산은 서울 강남 중심부에 위치한 데다 산행길도 평탄해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이곳은 과거부터 토질 자체가 연약하고 물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산 자체의 홍수 억지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로 인한 피해를 다른 지역보다 크게 입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자연재해와 더불어 ‘인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사실 우면산 주변 개발을 놓고 그동안 구청과 주민, 환경단체 간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우면산 자락에는 예술의전당 밑으로 길이 3㎞, 왕복 4차선의 우면산 터널이 지나간다. 이곳에 강남순환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터널 1개가 추가로 더 뚫릴 예정이다. 더욱이 최근 몇년 동안 산 주변에 보금자리주택과 국민임대주택 수백가구가 속속 들어섰다.

환경단체는 “결국 이런 크고 작은 난개발이 가뜩이나 약해진 우면산 지형에 변화를 가져왔다”며 “체계적 관리를 하지 않은 구청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곤파스’ 때 그렇게 피해를 입고서도 대비를 소홀히 한 것은 명백한 지자체 잘못”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당국이 곤파스 이후에도 보수공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렇게 화를 키웠다”면서 “명백한 인재”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조만간 변호사를 선임해 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법원 판례를 보면 지자체가 시설물 관리나 재해방지를 위한 조치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될 때에는 주민들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왔다.

법원 관계자는 “지자체의 경우 한두 차례 현장조사와 대책 수립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속적 확인 등 꾸준한 조치를 했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조민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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