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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너희가 가르쳐 준대로 그렇게 살게"

입력 : 2011-07-31 23:44:46 수정 : 2011-07-31 23: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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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산사태 희생 학생 10명 합동영결식
모교 인하대 교정 ‘눈물 바다’…‘의로운 의경’ 조민수에 훈장
“내 것만을 챙기기 바쁜 이 시대에 칭송받아 마땅한 너희는 춘천 상천초등학교 학생들의 영원한 선생님이다. 우리도 너희가 가르쳐준 대로 그렇게 살아갈 것을 약속하며 다시 만날 때까지 편히 쉬거라.”

31일 오전 9시 인천시 남구 인하대 대운동장. 지난 27일 강원도 춘천으로 봉사활동을 갔다가 숙소인 펜션들이 산사태에 매몰돼 숨진 인하대학교 학생 10명에 대한 영결사가 낭독되자 영결식장은 일순간 비통에 잠겼다.

31일 오전 인하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춘천 펜션 산사태 매몰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에서 유족과 친구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영결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 속에서 토사에 묻혀 꽃다운 생을 마감해야 했던 젊은 학생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하늘도 슬퍼하는 듯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10명의 영정과 하얀 국화꽃으로 제단이 마련된 영결식에는 송영길 인천시장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각계 인사와 유족, 친구, 학교 관계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본수 인하대 총장이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차례대로 ‘명예로운 인하인 증서’를 수여하자 유족들 사이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고 김유신씨의 작은아버지 김현수씨는 북받치는 슬픔을 억누르며 영결사를 낭독했다. 영결사 마지막에 김씨가 “유라야, 유신아, 재현아, 명준아…”라며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자 유족들의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앞서 개별 장례를 마친 고 성명준·최민하씨를 제외한 8명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량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으로 출발했다.

30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된 고 조민수 수경의 안장식에서 조 수경의 어머니 승남희씨가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30일 오전 7시30분 경기 수원시 경기경찰청 기동단 연경장에서는 전역을 한 달 남기고 불어난 물을 피해 경기 동두천시 신천변 철조망에 매달린 시민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 조민수 수경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경찰관, 전의경 등 600여명이 참석해 ‘의협 청년’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 수경의 어머니 승남희(47)씨는 아들을 잃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여경의 부축을 받으며 영결식장으로 들어왔다.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은 목이 메어 추도사를 시작하지도 못하다가 한참만에 “경기경찰청장으로서 그의 헌신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추도사와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영결식장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료 정원혁(21) 수경은 “장래희망이 경찰이었던 민수는 평소에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던 모범대원이었다”며 “우리는 영원히 너를 기억하겠다”는 말로 고별사를 마쳤다.

행정안전부는 조 수경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고, 경기경찰청은 그를 명예경찰관(순경)으로 위촉했다.

인천·수원=이돈성·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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