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전학 등 피난 줄이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가 발생 5개월이 넘었지만 일본 열도의 ‘방사능 공포’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대외적으로 원전사고 수습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방사성물질 배출량이 크게 줄어 피폭 위험이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현지 주민들의 피폭 공포는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원자력재해대책본부는 17일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주민설명회를 갖고 후쿠시마현 어린이 약 1150명의 갑상선을 조사한 결과, 절반 정도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일부 언론을 통해 후쿠시마현 어린이들의 갑상선 피폭 위험이 지적되기는 했지만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주민들에게 피폭 사실을 알린 것은 처음이다.
이번 검사는 3월 24∼30일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나 이타테무라 등의 15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45%의 어린이가 갑상선에서 요오드가 검출됐다. 대책본부 측는 “검출량이 대부분 시간당 0.1m㏜(밀리시버트) 미만이어서 정부의 정밀검사 기준치인 시간당 0.2m㏜에 못미치기 때문에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주민들은 동요하고 있다. 갑상선은 인체에서 방사성물질에 가장 약한 부위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러시아(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의 갑상선 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했었다. 후쿠시마 주민들을 아이들의 피폭을 막기 위해 현 밖으로 피난시키고 있다. 후쿠시마현 내 초등학생의 5%인 약 5700명이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으며 현재도 2학기 개학을 앞두고 1000여명이 전학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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