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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대학등록금 낼 돈인데…”굳게 닫힌 철문앞서 발동동

관련이슈 저축은행 7곳 영업정지

입력 : 2011-09-19 10:46:37 수정 : 2011-09-19 10: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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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영업정지’ 고객 한숨만 “우리 딸 대학 등록금으로 마련한 거예요. 큰돈은 아니라도 그게 어떤 돈인데….”

50대 주부 A씨는 부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 뉴스를 보자마자 놀란 마음에 대학생 딸과 함께 서울 삼성동 대영상호저축은행 본사를 찾았다. 굳게 잠긴 문을 두들기던 A씨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이 은행이 요즘 이자를 많이 줘서 오히려 불안했다”며 “원금을 돌려준다고 해도 시간이 얼마만큼 걸릴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프라임, 토마토 등 7개 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18일은 휴일인 탓에 예금자들이 무더기로 몰려들지는 않았지만, 일부 고객의 항의 방문이 이어졌다. 이들은 ‘돈을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느냐’, ‘예금자보호법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른다’며 술렁거렸다.

은행 측에서도 과격한 몸싸움을 대비해 경비용역과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 대영상호저축은행 서울 목동점은 은행 측 신고로 지구대 경찰관 3명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출동한 상태였다. 지점 직원들도 40년이나 된 탄탄한 은행이어서 그런지 영업정지 조치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어머니와 함께 목동점을 찾은 안모(33)씨는 “일요일이어서 문을 열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기사를 보고 나왔다”며 “예금자 보호 방침과 이자 지급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어서 왔다”라고 밝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 일주일간 예금을 인출한 고객은 없었다”면서 “고객 충성도가 높고, 대부분의 고객이 높은 이자율을 보고 예금한 노령층이라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는 어두운 편일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임저축은행 여의도지점을 방문한 한 중년 남성은 “집에서 쉬다가 인터넷을 보고 깜짝 놀라 급하게 나왔다”며 “아내가 그렇게 말렸는데, 이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대주주인 프라임개발 조건연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본점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간 매각 시도가 번번이 무산됐고, 지금껏 진행해온 PF(사모펀드)로도 650억원을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경영 정상화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기인 행장도 “고객들이 예금을 대량 인출할 것으로 보여 기간 내 회생은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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