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재판 놓고 법조계 "네 탓" 감정싸움

영화 ‘도가니’가 법조계에 몰고 온 파문이 자칫 법원, 검찰, 변호사단체 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심의관실 임은정 검사는 최근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뉴스를 듣고 성폭력에 관대한 (법원) 선고형량을 잘 알지만 치가 떨렸다”, “변호사들이 증인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데 내가 막을 수가 없다” 등 표현을 썼다. 임 검사 글이 네티즌 사이에 큰 화제가 되자 법원과 변호사업계는 불편해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법원 관계자는 “인화학교 사건 당시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죄는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했다”며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했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법원은 “판사 출신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서 법원이 일부러 ‘전관예우’를 베푼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변호사들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력 2년차의 한 변호사는 “일상적인 변론 활동에 대해 ‘증인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변호사를 폄훼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