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도가니' 담당경찰 심경 고백 "피해 학생 고통 내 가슴 찌르는 듯했다"

관련이슈 충격실화 '도가니 신드롬'

입력 : 2011-10-06 01:00:17 수정 : 2011-10-06 01:00:1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영화속 몇몇 장면 사실과 달라… 장애인 인권 개선 계기됐으면 “그들이 당한 고통이 텔레파시처럼 전달돼 내 가슴을 찌르는 듯했다.”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이 수사 당시 심경을 밝힌 글이 5일 인터넷상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학교 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가해자 뒤를 봐주는 영화 속 장 경사와는 달리 처절하게 수화를 하는 피해학생들을 바라보며 느낀 애처로움과 분노를 그대로 담아내 네티즌의 공감을 사고 있는 것이다.

광주 남부경찰서 과학수사팀 소속 김광진(사진) 경사는 4일 밤 자신의 트위터(@cop5680)에 “나는 도가니 담당 형사였습니다”라고 운을 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6년 전 인화학교 교직원 6명과 청각·지적장애 학생 9명을 직접 조사한 그는 당시 수사팀 선배와 함께 영화관을 찾아 ‘도가니’를 보면서 ‘세상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그때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학생들과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아 수화 통역사를 통해 피해내용을 확인하면서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에서 그들이 당한 고통이 텔레파시처럼 내게 전달됐다”고 했다.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을 볼 때마다 “처절한 몸부림으로 수화를 하던 (피해) 아이들이 생각났다”는 그는 “아픔을 감내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든 일그러지고 처절한 그들의 수화에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고 덧붙였다. 김 경사는 영화 속 경찰의 모습이 사실과 다르게 각색돼 안타깝다면서도 “이 영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되돌아보고 개선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는 우리나라에 이런 비극이 발생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장애인 인권이 재조명되고 미비한 관련 법이 개정돼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간절히 바랄 따름”이라며 글을 맺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린 '우아한 윙크'
  • 아이린 '우아한 윙크'
  • 조여정, 순백 드레스 자태…과감한 어깨라인
  • 전혜빈 '매력적인 미소'
  • 혜리 '겨울 여신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