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지방 디트로이트 찾아 1시간 동안 GM 오리온공장 살펴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예고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서로를 향한 각별한 우정을 솔직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정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정(情)’이란 단어를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여러 차례 언급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평소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한·미 동맹의 핵심은 아주 한국적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개념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정을 지난번 참전용사의 날에,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는 날에, 한국을 방문하는 날에 느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도 “매우 존경하고 좋아하고 친구와 같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특별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을 보면 동양적인 좋은 ‘정’을 함께 갖고 있다. 어찌 보면 겸손해 보이고 속은 매우 강하다”며 “나는 매우 정직하므로 정직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두 정상은 14일 오후에는 이례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디트로이트를 찾아 1시간 동안 제너럴모터스(GM) 오리온 공장을 함께 시찰했다.
양국 정상은 GM 오리온 공장 직원 및 지역 관계자에게 “한·미 경제협력이 상호 보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에 더욱 커다란 이익과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빈과 함께 지방을 방문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양국 간 상생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상징적인 장소인 GM 오리온 공장을 방문함으로써 한·미 간 경제협력이 더 확대 심화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디트로이트는 소위 ‘빅3’로 불리는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본사가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 공업도시다. 특히 GM 오리온 공장에서는 쉐보레 브랜드의 ‘소닉’을 생산하고 있다. 소닉은 한국GM(옛 GM대우)이 개발하고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아베오’의 다른 이름이다. GM 오리온 공장은 한·미 산업 협력의 모범사례인 셈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도 한·미 경제협력의 사례로 한국GM이 한국에서 쉐보레를 생산, 판매한 지 6개월 만에 판매량이 28%나 증가한 것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GM 시찰 후 단독으로 현대모비스 디트로이트 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의 자본과 미국의 노동력이 결합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양국 경제협력의 훌륭한 사례”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방문에 앞서 숙소인 워싱턴DC의 영빈관에서 정책 오피니언과 조찬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스티븐 해들리·제임스 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의 안보·한국 전문가가 대거 참석했다.
워싱턴·디트로이트=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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