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쌀문화축제를 처음 기획하고 지금도 축제조직위원회 기획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연규철(55·사진) 이천농업기술센터 농촌관광팀장은 축제 자랑에 여념이 없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여는 축제 수는 수백 개나 되지만 그중에서 2008년부터 내리 4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우수축제로 선정된 데에는 연 팀장의 역할이 컸다.
“농촌지도자이자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1970년대 한창 농촌을 계몽하던 4H(머리, 마음, 손, 건강) 운동에 매료돼 평생 농민운동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행히 농민을 돕는 일을 하는 공무원이 되어 어릴 적 꿈을 실현하게 돼 무척 기쁩니다.”
이천쌀문화축제의 이색 이벤트인 2000명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갈지(之)자 모양의 ‘600m 가래떡’ 만들어 나눠먹기와 이천 쌀로 지은 밥을 2000명에게 2000원씩에 파는 ‘가마솥이천명이천원’도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지난해까진 개막행사 때만 1회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둘째 날, 셋째 날도 실시하는 ‘600m 가래떡’ 이벤트는 호박과 채소류를 이용해 색을 내 요즘엔 ‘무지개 가래떡’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마솥은 지름 1.6m, 높이 1.7m, 무게 320㎏로 밥을 지을 수 있는 단일 솥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솥뚜껑 무게만 100㎏으로 들어올릴 땐 기중기를 이용합니다. 밥맛이 얼마나 좋은지 배식을 하는 낮 12시와 오후 2시를 전후로 100m씩 줄을 섭니다. 반찬은 겉절이와 고추장뿐이지만 금세 동납니다. 누룽지 인기도 단연 최고지요.”
올해는 시끌벅적한 의전행사 없이 ‘대동놀이’로 개막행사를 시작했다는 연 팀장은 “지난해 46만7000여명이 축제 기간 이천을 다녀갔고, 그중 7000여명은 외국인”이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외국인들의 관심과 참여가 많아지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수입쇠고기와 한우가 공존하듯, 쌀도 ‘임금님표 이천쌀’처럼 명품으로 생산하면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2008년 이천쌀은 호주와 인도네시아·싱가포르·미국·홍콩 등 5개국에 175t을 수출했고, 올해는 홍콩에 120t을 수출하기로 계약하고 이미 58t을 선적했다.
이천=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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