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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장 입구에 '흉물 파이프' 버젓이…

입력 : 2011-12-26 23:44:50 수정 : 2011-12-26 23: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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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설치 GS컬텍스 이설 안해… 여수시에선 도시계획마저 축소 내년 5월 이순신대교를 통해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는 관광객은 입구에 어지럽게 버티고 선 대형 구조물부터 감상해야 한다. GS칼텍스 공장에서 만들어진 각종 화학물질을 부두로 내보내는 이송관로(파이프랙)다. 근처에는 제품 출하장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랙이 1개 더 있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2008년 이순신대교 교차로 공사에 파이프랙이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한국산업단지공단을 통해 GS칼텍스에 이설을 요청했다. 성공적인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위해 도로 확장이 불가피하므로 도시계획선 내 매설된 이송관로 이설계획을 세워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파이프랙은 도시계획 도로 20m 내에 설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1998년 도로 지하에서 지상으로 끌어올릴 때 ‘산업 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산입법)에 따른 인허가 절차를 밟지 않았다. 동사무소에서 도로점용 허가를 받긴 했으나 허가권자 요청 시 설치자 부담으로 옮겨야 한다.

GS칼텍스 측은 2008년 8월5일 허진수 사장 명의의 문서에서 이설과 영업손실 비용으로 최소 2500억원이 예상된다면서 참고해 달라고 주문했고, 결국 무슨 이유에서인지 GS칼텍스 입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회사 사택 부지와 공장 담장 등 일부가 도로 부지로 편입됐을 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파이프랙이 최종 제품을 출하하는 관로인 만큼 가동 중단 시 적잖은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난해 7000억여원의 순이익을 낸 대기업의 행위로서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 파이프랙 설계 전문가는 “우회관로를 설치하는 등 방법으로 영업 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술이 보편화해 있고, 파이프랙 1곳 이설 비용도 30억∼40억원이면 충분하다”면서 “무엇보다 GS칼텍스의 파이프랙이 도시계획도로 내에 편법으로 설치된 것이므로 공공 목적상 옮겨 달라고 요구하면 이설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GS칼텍스의 이송관로는 여수산단도로의 와이앤텍 정문∼낙포 1.1㎞ 구간에도 설치돼 있다. 이 구간은 시내로 들어가는 진입로다. 지금도 도로폭이 14m로 좁아 출퇴근 시 교통체증이 빚어지고 있는데, 이순신대교가 개통되면 통행량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는 이 구간을 도시계획대로 25m로 넓히기 위해 업체에 이설계획을 세울 것을 요청하는 공문까지 발송했으나 결국 포기한 채 20m로 결정했다. 도로변에 설치된 GS칼텍스 등 4개사 이송관로 17개를 모두 옮기려면 막대한 비용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서다.

GS칼텍스의 관로는 17개 중 7개인데, 1개만 산입법으로 정식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여수시 도로과는 도시계획도로 자체를 25m에서 20m로 줄이자는 공문을 도시계획과에 보내 의혹을 사고 있다.

이 지역의 한 인사는 “그 많은 이송관로를 바로 옮길 수 없으므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이설하는 게 옳긴 하지만 도시계획도로 자체를 축소하려는 건 편법 관로를 묵인해 주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박희준·신진호·조현일, 여수=류송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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