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등 접경지 정상 교역 중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을 맞아 추모분위기 조성에 애쓰는 빛이 역력했다. 중국 매체들은 앞다퉈 영결식 관련 뉴스를 쏟아냈으며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라는 것도 집중 부각시켰다.
국영 중국중앙방송(CCTV)는 28일 오후 2시부터 조선중앙TV가 송출한 영결식 장면을 중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CCTV는 김 위원장 사망 관련 특집 뉴스에서 북한화면 중계 때 동시통역사까지 동원해 북한 아나운서의 말을 중국어로 옮겨 전하기도 했다. CCTV와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 “김정일 동지는 조선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이자 중국 인민의 친밀한 벗으로 중·조(중·북) 우호 관계 발전에 중대한 공헌을 했다”고 일제히 찬양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특히 북한 매체를 인용해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당·정·군을 이끄는 최고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큐큐닷컴, 시나닷컴 등 중국의 주요 뉴스 포털도 유사한 기사를 게재했다.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등 북한 접경지에서도 추모 열기가 고조됐다. 단둥 거주 북한인들은 북한 영사사무소와 북한 식당 등에 모여 김 위원장을 추도했다. 일부는 TV를 보다가 슬픔에 겨운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국경이 전면 봉쇄된 훈춘(琿春)과 투먼(圖們) 등 두만강 유역 접경지역과는 달리 단둥은 이날도 정상적으로 교역이 이뤄졌다.
단둥 해관(세관)은 정상 운영돼 화물을 실은 수십 대의 트럭과 화물 열차가 압록강 철교를 건너 신의주로 들어갔다. 현지에서는 북한이 내부 동요를 막고 물가안정을 위해 북·중 교역을 조기에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영결식을 앞두고 중국 군부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김 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해 눈길을 모았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인 쉬차이허우(徐才厚)가 지난 27일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의 방문에는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 리지나이(李繼耐) 총정치부 주임, 마샤오톈(馬曉天) 부총참모장 등 군 간부들이 동행했다.
쉬 부주석은 “인민해방군은 양국 지도자 간 중요 합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며 조선인민군과 더불어 양국 군사협력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의 평화·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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