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하루새 3건' 청소년 모방자살 징후 우려

입력 : 2011-12-30 15:52:06 수정 : 2011-12-30 15:52:0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충동조절 약한 청소년들 고민 경청해줘야" 학교폭력에 시달린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이 잇따라 모방자살 징후를 보이고 있다.

중고교생의 자살과 자살 기도는 29일 하루에만 세 차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17층 계단에서 A(14)군이 난간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비슷한 시각 충북 청주시 흥덕구 모 아파트 1층 현관 캐노피에서는 이 아파트 5층에 사는 중학생 B(14)군이 투신해 숨졌다.

3시간가량 뒤에는 광주 북구의 또 다른 아파트에서 고교생 C(17)군이 뛰어내렸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명 모두 성적이나 진학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광주 중학생은 동급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정황도 일부 드러났다.

청소년 자살은 이따금 있었으나 하루 새 3명이나 극단적 선택을 하자 모방자살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청소년은 자살 위험인자들 가운데 하나인 충동성을 억제하는 능력이 약해 모방자살의 가능성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성완 광주 북구정신건강센터장은 30일 "청소년이나 노인, 정서적으로 취약한 사람은 타인의 자살이 조명될 때 영향을 더 받게 된다"며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자극이 더해져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을 예방하려면 청소년의 고민을 경청하는 어른의 자세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 센터장은 "상담을 하다 보면 해결책 없이 궁지에 몰린 학생이 '가해자에게 복수하려고 자살을 기도했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녀가 '죽고 싶다'는 말을 할 때 '그런 말 하지 마라'며 나무랄 게 아니라 고민을 잘 들어보고, 심각하면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준안 전남대병원 정신과 교수도 "대개 청소년은 괴롭거나 우울해도 부모나 교사에게 말하기를 꺼리고 감춘다"며 "동년배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죽음밖에 없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으니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어른과 함께 해결한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주명 '완벽한 미모'
  • 이주명 '완벽한 미모'
  • 수지 '우아한 매력'
  • 송혜교 '반가운 손인사'
  • 김희애 '동안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