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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멍든 학교' 탈출구는] ‘Wee스쿨’ 청명학생교육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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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1-09 20:45:58 수정 : 2012-01-09 20: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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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학생들 '참만남' 대화… 배려심 키워 9일 충북 청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청명학생교육원. 국내 3개 Wee스쿨(학교부적응자 전문치료기관) 중 하나로 학교폭력 가·피해 학생들이 가장 많은 이곳에서는 이날 2주간의 방학 뒤의 개학식 행사로 분주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40명가량의 학생들 가운데 K(15)군이 눈에 띄었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데다 잔뜩 인상을 찌푸린 다른 학생들과 달리 표정이 유달리 밝아서다.

청명학생교육원 학생들이 4인1조로 그룹을 짜 사회성을 기르는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장기 원생 중 한 명인 K군은 오는 3월이면 원래 다니던 중학교로 돌아간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인 2010년 반 친구들에게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둘러 같은 해 9월 이곳에 오게 됐다. 이후 상담·치료 이외에 교과 교육까지 받아 3학년으로 돌아가게 됐다. 기자가 소감을 묻자 머쓱한 표정으로 “설렘 반, 두려움 반”이라고 말했다.

그가 1년6개월 전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는 ‘분노’뿐이었다. 하루 종일 샌드백만 치다가 응급실에 실려갔다. 다른 원생들과의 싸움 또한 끊이지 않았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도 꾹 참고 돌아서거나 “‘참만남’ 시간에 보자”며 스스로 다짐했다.

‘참만남’은 교육원에서 운영하는 분노 조절 프로그램이다. 눈에 거슬려 화가 치미는 친구에게 면담 신청쪽지를 써 복도 한 켠에 마련된 통에 넣는 식이다. 담당 교사는 쪽지를 수거해 매주 목요일 오후 두 친구의 만남을 주선한다. 욕설 등 말다툼은 가능하지만 몸싸움이나 물건 던지기는 허용되지 않는다.

두 대면자만이 참만남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친구들이 각자의 잘잘못을 짚어주기도 하고 “별 것도 아니네”라고 화해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K군은 “미처 몰랐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측면을 알게 돼 화를 참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박창호 교학부장은 “매일 2∼3건 일어나던 폭행이 지난해 ‘참만남’ 도입 이후 일주일에 1∼2건으로 줄었다”고 귀띔했다.

교육원에서는 교내에서 벌어진 일체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 해당 학생들은 2인용 자전거를 타고 10㎞를 함께 달려야 한다. 한 20분가량은 서로 말도 섞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면서까지 말싸움을 벌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하지만 1시간 정도 함께 땀을 빼고 나면 “마음 터놓을 수 있는 괜찮은 친구 하나 얻은 기분”이라고 학생들은 말한다.

청주=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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