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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디지털 대한민국']“대화 없어지고 정보홍수 피곤”…늘어가는 ‘스마트폰 거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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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12 19:24:46 수정 : 2012-03-12 23: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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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에게 ‘얼리 어답터’로 통하는 위원국(40)씨는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약정이 만료되는 대로 ‘피처폰(일반폰)’을 구입해 사용할 생각이다. 남들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꾸려 하는데 위씨는 왜 거꾸로 피처폰을 쓰려는 걸까.

위씨는 “언제 어디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인들의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그 사람들과 1년 넘게 통화하지도 않고 지낸 일도 있다”며 “실제로는 관계가 단절되고 있는데 넓어진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씨는 언제부터인가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스마트폰 사용 후 독서량도 눈에 띄게 줄었고, 전에 외우던 지인들의 전화번호도 생각 나질 않는다고 했다.

직장인 이용욱(39)씨는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나서부터 일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의 경계가 무너져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일과 중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을 통해 업무와 관련된 메일을 확인하고, 일의 경중에 따라 정해진 시간 내에 답신을 하고 있다. 이씨는 위씨처럼 스마트폰을 없앨 수도 없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이씨에겐 스마트폰이 ‘족쇄’인 셈이다.

위씨나 이씨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하면 분석능력의 마비, 불안감, 자기 회의감이 증가하는 ‘정보피로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정보의 홍수에 질린 이들은 SNS 계정을 폐쇄하거나,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하는 ‘역주행’을 감행하기도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SNS 계정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올린 글과 사진을 모두 지우고 계정까지 없애주는 ‘웹 2.0 자살기계’까지 등장했다.

독일 언론인 크리스토프 코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40일 동안 끊고 지낸 후 경험담을 책으로 엮어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는 40일 후 “안정과 집중, 드디어 시간을 찾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20대 때부터 줄곧 2세대 ‘피처폰’만 쓰고 있다는 무역업체 직원 김모(39)씨는 “지하철을 타면 모두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좀비같다”며 “스마트폰이 정말 스마트한 삶을 만들어 주는가”라고 되물었다.

엄형준 기자 1 6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312023221 [그들만의 '디지털 대한민국']"카톡으로 대화" "카∼ 뭐라고?" SNS '불통' 20120312182828 20120313105854 20120312193547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음성 통화보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하고 트위터를 통해 시시콜콜한 개인 일상까지 공유하는 세상이다. 특정 정보를 수많은 사용자에게 순식간에 퍼나르는 SNS의 특성상 뜨거운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면 여론 형성의 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은 여론 형성에서 배제되는 등 소통을 위한 SNS가 오히려 세대 간 불통을 낳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SNS 안 쓰는 어른들과 대화가 안 돼” 취업준비생 이모(28·여)씨는 지난 설연휴 때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답답한 경험을 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집안 어른들과 대화가 통하지 않았던 것. 평소 트위터, 페이스북을 즐겨하는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글을 올리거나 리트윗을 한다. SNS를 하면서 그 전에 몰랐던 정치·사회적 이슈를 접할 기회도 늘었고 ‘나꼼수’ 같은 팟캐스트에 자주 들락거리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도 키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집안 어른들과 대화할 때는 커다란 벽을 느껴야 했다. 그들은 특정 이슈에 대해 아예 무관심하거나 무조건 배척하기까지 했다. 이씨 자신도 SNS에서 오가는 얘기들을 모두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들이 방송·신문 외에 다른 소통 양식은 아예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씨는 “그날 이후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어른들과는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를 놓고 대화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SNS로 사업도 한다는데 쓸 줄을 알아야지”경북 포항에서 지난해부터 송이재배를 시작한 이득모(58)씨는 요즘 고민거리가 생겼다. 얼마 전 지인에게서 “SNS나 블로그를 통해 물건을 파는 20∼30대 농민이 늘고 있는데 가격도 만족스럽게 받을 수 있고, 입소문도 많이 나 수입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솔깃해진 이씨도 그쪽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려 했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다.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정도만 알지 구체적으로 블로그, 트위터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스마트폰도 쓰지 않고 있다.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없어 마땅히 물어 볼 곳도 없다. 이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업을 하고 싶어도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게 농촌 현실”이라며 “사업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소통 아닌 단절을 낳는 SNS스마트폰 시대에 이처럼 소통 단절이 심각한 것은 세대에 따라 기기의 사용·활용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조사한 ‘2011년 무선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자 중 SNS를 이용하는 비율은 20대가 89.7%, 30대가 70.8%에 달한다. 하지만 50대와 60대로 가면 상황이 완전 달라진다. SNS 사용 비율은 각각 40.8%, 24.6%로 뚝 떨어져 20∼30대의 절반도 안 된다.그나마 이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장노년층에 국한된 얘기다. 20∼30대는 99%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반면 50대는 인터넷 사용자가 57.4%, 60대 35.9%, 70대 이상은 8.7%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장노년층 가운데 실제 SNS를 사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훨씬 적다. 더구나 방송통신위원회의 ‘2011년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보유율은 20대가 57.9%이지만 50대는 7%, 60세 이상은 1.6%에 불과한 실정이다. 50대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SNS을 활용하는 사례는 거의 드물다는 뜻이다.문제는 스마트폰 보급과 SNS 사용이 젊은 층에 집중되면서 세대 간 의식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TV, 라디오 등 전통매체를 멀리하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전통매체 이용 감소비율은 TV 37.2%, 라디오 23.6%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비이용자의 감소비율(15%, 9.9%)보다 2배 이상 높았다.일반 국민의 모바일 종합정보화 수준을 100점으로 봤을 때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모바일 정보화 수준은 18.8점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활용법이 어려워서, 사용이 불편해서, 가격이 비싸서, 필요성을 못 느껴서…’ 등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장노년층이 늘면서 정보 수집과 활용에 심각한 세대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장노년층이 활용하기 쉬운 기능의 제품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박창호 숭실대 교수(정보사회학)는 “요즘 여론조사를 하거나 국회의원 경선을 할 때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는데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노년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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