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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용기 침범 잦은 ‘방공식별구역’ 문제 뭔가

입력 : 2012-03-30 01:49:31 수정 : 2012-03-30 0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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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공과 일치 않는 방공구역… ‘하늘 주권’ 구멍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외국 군용기가 침범하는 일이 빈발하면서 ‘하늘 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구역에서 일본이 권한을 행사하는 문제를 지적한다.

군 소식통은 29일 “현재 KADIZ는 마라도 남방 영공 일부와 거제도 인근 홍도의 남방 영공 일부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이 지역이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들어가 조난사고 시 우리가 오히려 일본에 허락을 받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영공과 비행정보구역(FIR)이 JADIZ에 포함돼 조난사고가 발생하면 일본의 허가를 받고 구조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우리 영공을 JADIZ 운영 개념에 따라 임의로 비행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FIR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항공기의 안전과 효율적인 비행을 위해 항공교통관제 업무와 조난 항공기 탐색·구조지원의 관할을 나눈 구역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마라도 남방 영공 일부(5.5해리)가 KADIZ 밖에 위치하게 된 이유는 KADIZ 설정 당시에는 영공 범위가 3해리(약 5.56㎞)였다가 1982년 국제법상 영해가 12해리(약 22.2㎞)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홍도 남방 영공 일부(약 4해리)는 일본 대마도와 영해 기선의 폭이 22해리로 상호 영해 12해리와 중복돼 한·일이 영해를 3해리로 제한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KADIZ 밖에 위치하게 됐다. 영해와 영공은 범위가 같다. 현재의 KADIZ는 미국 공군이 1951년 3월22일 극동지역 방위를 목적으로 일방적으로 설정한 이후 수정되지 않았다.

정부가 KADIZ와 관련해 인접국과 맺은 외교 서한은 1999년 일본과의 ‘대한민국 군용기와 일본자위대 항공기 간의 우발사고 방지에 관한 서한’과 2003년 러시아와의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 연방정부 간 위험한 군사행동 방지협정’이 있다. 일본과의 서한에 따르면 한국 군용기가 JADIZ 내로 비행할 때는 30분 전에 일본 관제부대에 통보해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없기 때문에 개정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자세한 것은 외교 사안이 아닌 국방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군 관계자도 “KADIZ는 영공 개념과 다른 공역이다”며 “영공에 대해서는 배타적 주권이 해당돼 영공 방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신현삼 한국항공대 교수는 “우리가 주권국으로서 국가공역에 대해 지금까지 너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면서 “현재 일본과 중국을 오가는 민간항공노선 가운데 우리 FIR를 지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또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20120330020023 [단독] 러 군용기 침범 잦은 ‘방공식별구역’ 문제 뭔가 //img.segye.com/content/image/2012/03/30/20120330020023_0.jpg 5 2 09 6 1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330020017 [단독] 동해 방공구역 러시아 앞마당 ? 20120330000711 20120330092324 20120330014943 최근 러시아 대잠초계기 1대가 동해상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잇따른 러시아의 KADIZ 침범에 군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29일 군 소식통은 “지난 22일 오전 러시아 대잠초계기 1대가 동해상 KADIZ를 침범해 공군 전투기가 대응 차원에서 출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공군기가 KADIZ를 침범하기는 1개월여 만이다. 지난달 초에는 러시아 공군기 5대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침범해 일본 항공자위대가 출격했으며, 당시 러시아 공군기가 KADIZ를 넘어와 한국 F-15K와 KF-16 전투기 10여대가 출격했다.소식통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쯤 울릉도에 배치된 장거리 대공 레이더가 KADIZ 외곽으로 접근하는 러시아 초계기를 포착했다. 우리 군은 즉각 “당신은 우리 KADIZ로 접근하고 있으니 기수를 선회하라”는 경고통신을 4차례 보냈으나, 러시아 초계기는 이를 무시하고 KADIZ 안으로 들어왔다.이에 우리 군은 동해 상공을 초계 비행 중이던 전투기를 해당 지역으로 급파했다. 또 대구기지 등에서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 10여대가 긴급 발진해 순차적으로 차단비행에 나섰다. 러시아 초계기는 KADIZ 내에서 4시간여 동안 비행한 뒤 오후 1시20분쯤 JADIZ를 거쳐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이 과정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도 출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보다 침범 군용기 수는 적었지만 체류시간이 이례적으로 길었다.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은 올 들어서만 여섯 번째다. 군 관계자는 “실수로 KADIZ를 몇 시간씩 침범할 수는 없다”며 “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동해상에 활동하는 함정 동향 첩보를 수집하기 위한 비행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KADIZ는 우리나라 영공방위를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동·서·남해 상공에 설정된 공역을 의미한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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