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죄의식이 없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이지만 전형적이지는 않다”며 “사이코패스는 일반적으로 평균 수준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호감형 외모를 지닌 정상적인 사람으로 비치는 특징이 있는데 오씨는 초등학교 수준의 학력을 보이는 등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오씨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더라도 그 때문에 범죄가 일어났다고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며 “어떤 요소들이 범죄를 저지르게끔 했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시신 유기, 광적인 쾌감을 통해 현실에서 무시당한 자신의 권위를 회복하려는 잔혹성 이외에도 문화적 배경도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며 “중국동포인 오씨가 살았던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지역에서 폭력을 용인하는 문화에 익숙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미숙한 대응을 지적하고, 단기적으로 제도적 보완을, 장기적으로는 사회 인식 변화를 모색해야 흉악 범죄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상황 판단 부족에서 나온 소통의 부재가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위치 추적 강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내 거주 외국인이 150만명에 이르는 등 급격하게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거주지 파악, 범죄 발생 시 국제 공조 등의 제도적 보완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웅혁 교수도 “경찰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이 연계해 예방 캠페인이나 문화적 괴리감을 덜어주는 프로그램 시행과 중국계 등으로 구성된 귀화 경찰관제를 운영해 외국인이 많은 거주지역에서 치안교육을 하고 범죄 관련 정보도 수집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경찰이 ‘부부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성이 가정 내에서 맞을 수도 있다’는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며 “피해자를 끌고 들어가는 오씨의 모습을 본 목격자나 비명소리를 들었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긴 이웃들도 같은 범주에서 사회적 책임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지희 기자 g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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