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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5000∼6000㎞… ‘무수단’보다 길어

입력 : 2012-04-15 19:01:55 수정 : 2012-04-15 23: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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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서 ICBM급 미사일 공개
軍 “한·미, 배치 여부 정밀 추적 중”
북한이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태양절 군 열병식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34종 880여대의 무기와 장비를 선보였다. 지금까지는 1992년 인민군 창건 60주년 열병식 당시 26종 707대의 무기와 장비가 동원된 것이 가장 많았다.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도 공개됐다.

군 소식통은 15일 “북한이 태양절 열병식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며 “이 미사일은 아직 한 번도 시험발사한 적이 없어 작전배치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군 정보당국은 이달 초 정찰위성을 통해 평양 산음동 미사일공장에서 이 미사일을 처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지름 2m, 길이 18m 이상으로, 사거리는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3000∼4000㎞)보다 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군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이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배치 여부를 정밀 추적 중”이라며 “미사일 길이가 무수단보다 길어 사거리 5000∼6000㎞의 ICBM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009년 50기를 실전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은 길이 12∼18.9m, 지름 1.5∼2m로 추정된다. 무수단은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민간 전문가들은 이날 공개된 신형 미사일이 ICBM급에는 못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국방연구원 무기체계연구실장을 지낸 손영환 박사는 “ICBM보다는 IRBM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일본 군사전문가 이사쿠 오카베는 “ICBM처럼 꾸민 실물 크기의 모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지난달 3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시찰한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이 등장했다. 평양 강동군 미사일지도국으로 알려진 이 군단급 부대에는 스커드 미사일 사단과 노동미사일 사단, 무수단미사일 사단 등 3개 사단이 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신형 ICBM급 무기도 이 부대에 편제된 것으로 보인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1 3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415021450 北 '로켓 폭발' 강·온파 갈등 터뜨렸다 20120415181734 20120416134953 20120415184825 광명성 3호 발사와 관련한 북한의 혼선 양상을 놓고 북한 내 권력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잠정 유예한 2·29 북·미 합의→광명성 3호 발사 계획 발표(3월16일)→광명성 3호 발사 참관 외국전문가·기자 초청(3월17일)→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실패 시인(4월13일)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김정은 단일 리더십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김정은 체제 출범을 앞두고 우려했던 리더십 공백기의 강·온파 갈등이 이번 미사일 발사 파문에서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력 갈등 논란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다. 이번 북한 노동당 제4차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 12기 5차회의의 인사 개편에서 장성택은 권력기반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위 부위원장 직을 유지한 4명 중 장성택을 제외한 3명(리용무·오극렬·김영춘)은 고령, 핵심권력 배제 등의 이유로 사실상 유명무실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장성택이 ‘국방위 제2위원장’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북한 외교관 출신의 탈북자 A씨는 15일 “미사일 발사 실패 시인은 김정은의 사인(승인)이 없으면 할 수 없다”며 “이번 일로 가장 타격을 입을 사람이 김정은인데 김정은이 아버지 시대부터 준비해온 강성대국의 잔칫상을 뒤집어엎는 망신을 인정한 것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북한 내에서 미사일·핵 개발처럼 강경정책을 고집하는 군부와 같은 보수세력을 골탕먹이기 위해 이런 장난을 하는 것 아닌가 할 정도”라며 “북·미 2·29 합의 이후 일련의 과정을 보면 김정은이 제대로 정책을 조율하지 못하고, 섭정을 하고 있다는 장성택도 군부까지는 컨트롤하지 못하자 김정은을 그런 길(미사일 발사)로 인도한 군부에 장성택 세력이 일부러 망신을 주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통일연구원 최진욱 기획조정실장도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에 실패한 것보다 실패를 시인한 것이 더 충격적”이라며 “굳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발사를 위험부담을 안고 외신에 공개하려고 했고 실패 후에는 이를 공개하는 과정에 굉장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2·29 합의에서부터 미사일 발사까지의 과정을 보면 북한 내 현재 컨트롤 타워가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김정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미사일 발사 유예와 미사일 발사라는) 서로 다른 카드를 쓰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장성택이 최고위 자리보다 약간 낮은 자리를 유지하며 가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확대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광명성 3호 발사를 정치적 이벤트로 무리하게 준비하다가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김청중 기자 20120415021457 '칼날' 위의 김정은…강성대국도 경제회생도 난망 20120415181735 20120415232712 20120415190114 북한의 당·군·정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의 권력 미래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자리를 꿰찬 그는 명실공히 북한의 1인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출발은 불안하기만 하다.2009년 화폐개혁 실패로 북한 주민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광명성 3호 발사까지 실패함으로써 그의 권위는 심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명성 3호를 만들기까지 지난 10년간 쏟아부은 돈은 8억5000만달러(약 9650억원)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주민 1900만명을 1년 동안 먹일 식량을 살 수 있는 돈이다. 김정은은 태양절인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된 대규모 열병식에서 여유 있는 웃음을 보였다. 공개된 적이 없는 신형 미사일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지켜본 북한 전문가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갓 출범한 김정은 체제가 불안정한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김정은은 참 운이 없는 지도자다”, “화폐개혁 실패에 이어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는 경우에 따라서는 김정은 체제의 앞날을 매우 험난하게 할 수 있다.” 김정은 체제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부정적인 전망이다.이번 미사일 발사로 ‘개방을 통한 북한경제 회생’을 바라던 북한 안팎의 기대도 깨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북한이 2·29 북·미 합의를 깨면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해야 했는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물음은 꼬리를 문다.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파 출신이다. 그런 만큼 북한의 대외정책을 바꿀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한이 과거와 뭔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는 산산조각났다.여전히 ‘선경(先經)’이 아닌 ‘선군(先軍)’을 강조한 열병식 연설문 내용도 북한의 변화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도 핵을 이용한 무력시위와 군사도발을 반복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체제의 노선을 그대로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관건은 대결 국면을 조성하며 세습권력을 유지하려 했던 과거 체제를 답습하는 새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과 엘리트 그룹의 반응이다.북한 상층부 엘리트 그룹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대외적으로 김정은의 리더십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북한의 일반 주민보다 상층부의 엘리트 그룹 사이에서 뜻대로 일이 돼가지 않는다는 체제 불안감이 안개처럼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 불안감은 김정은의 지도력에 결정적인 흠집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강조한 열병식 연설 내용을 감안하면 로켓 발사 실패로 추락한 위신을 도발 형태로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부장적 권위나 카리스마가 없는 김정은은 공식 지위를 기반으로 권력의 정당성을 확립해 나가는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며 “김정일 시대의 측근정치, 은둔 행보보다는 대중에게 호소하는 김일성 주석을 본받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김일성처럼 대중과 직접 소통하면서 주민 친화적 행보를 걷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피폐 상태에 놓인 북한 주민의 생활고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광명성 3호 발사와 실패,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 중단과 제재는 김정은 체제에 또 다른 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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