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직후 시립대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늘린 덕이다. 올해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은 238만9700원으로 지난해(477만5300원)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1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건 총장은 “반값 등록금을 통해 학교가 받은 혜택을 교육과 연구를 통해 서울시와 사회, 세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립대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의 비전은 ‘사람을 세우는 대학’과 ‘세상을 밝히는 대학’ 두 가지다. 시립대생들이 지성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는 교육을 할 것이며 대학의 사회적, 봉사적 책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얘기다.
시립대의 대표적인 특성화 분야인 도시공학의 경우 도시과학연구원과 같은 교내 연구기관을 시 산하 기관과의 학문·인적 교류를 통해 서울시의 싱크탱크로 기능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최성모(사진) 입학처장은 싼 등록금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교육인증제와 강의조교제(TA)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인증제는 외부 평가위원들이 25개 학부(외부 인증 받는 10개 학과 제외)의 강의와 교육과정을 평가하는 것. 담당 교수들이 자신뿐 아니라 서로 간의 교육·연구까지 고민하고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는 자평이다. 강의조교제는 박사과정생 전원을 강의 조교로 지정해 학부생에게 전공 개인지도를 하는 것이다. 강의조교는 전액장학금을 받아서, 학부생은 심리적으로 교수보다 좀더 가까운 선배들로부터 전공을 배울 수 있어 학부 및 대학원 모두의 교육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최 처장은 “의사소통, 글로벌, 종합사고, 창의혁신 등 4개 기반 역량과 자원정보기술활용, 자기관리, 공적윤리, 팀워크 등 4개 수행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인증·지원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시립대의 우수·특성화 학부(과)는 도시공학 이외에 세무학과, 경영학부, 환경공학부가 있다. 1984년 국내 최초로 체계화된 세무학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 세무학과는 매년 졸업생의 40∼50%가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경영학부는 재무·회계 등 ‘비즈니스 성과’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트랙으로 나뉘어 있다.
환경공학부는 학부생의 졸업논문 제출 의무화 및 실험실 개방 등으로 지난해 관련 학과가 개설된 전국 33개 대학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 처장은 “2003년 이후 6년 연속 도시과학 특성화 우수 대학 등 교육·연구뿐 아니라 지난해 학교생활 만족도 조사 전국 3위, 장학금과 복지혜택 만족도 전국 4위 등 재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대표적 대학이 시립대”라며 “창의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도전적이면서 진취적인 학생이라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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