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지역서 1곳만 통합 성공
“이번에도 성과 없을것” 전망 지방행정체제개편 기본계획을 둘러싸고 곳곳에서 갈등과 반발이 속출함에 따라 계획대로 통합이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행정구역 통합과 마찬가지로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통합 대상 지역의 지방의회 의견을 청취하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해 해당 지역의 의사를 확인한 뒤 통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통합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으면 통합추진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과정에서 국회의 충분한 논의와 입법과정도 병행된다. 내년 12월까지 통합 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법률이 제정되면 2014년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이 선출됨으로써 통합은 마무리된다.
위원회는 사전 여론조사 결과 통합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은 일부 지역과 도청 이전예정 지역인 홍성·예산, 안동·예천은 통합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건의 지역 가운데 위원회가 직권으로 대상 지역에 포함시킨 곳들은 지역 간 이견이 많고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초의회 폐지 등 지방자치를 위축시킨다는 논란과 국회의원 선거구 조정 등의 미묘한 문제도 산적해 있어 국회의 논의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행정구역 통합에 따른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 이후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행정구역 개편이 추진됐지만 지역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무수한 잡음만 만든 채 큰 성과 없이 끝나곤 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2009년 전국 18개 지역, 46개 시·군을 대상으로 통합을 추진했지만 실제로 통합이 성사된 곳은 창원·마산·진해가 합쳐진 통합 창원시가 유일하다. 이번 행정체제 개편도 2009년처럼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주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투표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유효투표수의 과반이 찬성해야 통합이 확정되는데 이 고개를 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표 하한선인 투표율 33.3%를 넘기지 못하면 투표함도 열어보지 못한 채 통합은 무산되고 만다.
청주·청원은 통합 지난달 27일 청원군 주민투표 결과 청주·청원 통합이 사실상 확정되자 한범덕 청주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이종윤 청원군수(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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