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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창업에 대출 급증… 불황 '시한폭탄'

입력 : 2012-07-09 20:25:14 수정 : 2012-07-10 14: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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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시중銀만 109조
1년새 13조나 늘어
자영업자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창업으로 은행 대출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경기 침체 속에서 과도한 부채 증가는 대출금 연체와 연쇄 부도의 후유증을 초래할 위험성이 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소호(SOHO·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9조3227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6월 말 대출잔액 96조297억원보다 13.8%, 13조2930억원이 늘었다.

지난 5월 자영업자가 584만6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자영업자 1명당 5대 은행에서만 1870만원씩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2009년 말 88조7430억원에서 2010년 말 92조8281억원, 2011년 말 103조561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가 속도는 2010년 4.6%에서 지난해엔 두 배가 넘는 11.0%로 빨라졌다.

대출잔액은 국민은행이 지난달 말 39조853억원으로 가장 많다. 증가율은 하나은행이 24.2%로 가장 높고, 농협 21.6%, 국민 18.6%, 신한 10.3%로 뒤를 이었다.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곳은 증가율 0.8%인 우리은행 한 곳뿐이었다.

자영업 대출 급증은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 후 창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자영업자 수는 1년 새 18만6000명 증가했다.

은행권은 앞장서 대출을 부추겼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가계대출을 규제하자 은행들이 자영업자를 겨냥해 대출경쟁을 벌인 것이다.

자영업 대출은 향후 연체대란의 위험성을 예고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작년 말 0.8%이던 자영업자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1.17%까지 치솟은 상태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의 취약 부분인 자영업자 대출에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며 “자영업 문제가 향후 가계부채와 서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원재연 기자 20120709022494 010/기S/자영업자 대출 급증…가계부채 뇌관 되나/6매+그래픽 //img.segye.com/content/image/2012/07/09/20120709022494_0.jpg 1 1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709023220 5인미만 사업체 근로자 1000만 돌파 20120709181825 20120709230625 20120709192312 직원 5명 미만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자영업 종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9일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가 1∼4명인 사업체에서 일하는 직원은 지난 5월 모두 1010만6000명이다. 지난해 5월보다 28만6000명(2.9%) 늘어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증가 수 47만2000명의 60%를 차지했다. 일자리 10개 중 6개는 5인 미만 사업체에서 생긴 셈이다.5월 기준으로 연간 추이를 보면 이 통계를 처음 만든 2009년 977만2000명에서 2010년 978만3000명, 2011년 982만명으로 늘었다. 2010년엔 월별로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해 3월 전년 동월보다 0.5%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15개월째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매월 3% 안팎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비임금근로자 중 자영업자 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퇴직이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가 커피전문점 등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법인 설립을 통한 창업도 소규모 사업체 취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법원에 설립등기를 한 신설법인(개인기업 제외)은 5월 6127개로 지난해 같은 달 5189개보다 938개(18%) 늘었다. 이 중에는 5인 미만 사업체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창업이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장원주 기자 20120709023222 은퇴자들 너도나도 ‘빚내 창업’… 은행선 대출 부추겨 20120709181825 20120710104902 20120709192016 자영업 부채 위기는 은행권의 무분별한 대출 확대와 금융당국의 감독 부재의 합작품이다. 최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맞아 자영업 창업이 봇물을 이룬다. 대출억제 정책으로 대출 길이 막힌 은행권은 이를 놓칠 리 없다. 은행들은 앞다퉈 자영업 대출 경쟁을 벌였다. 당국의 감독은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가계대출에만 목소리를 높일 뿐 자영업 대출에는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자영업 부채는 늘고 연체율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감독 부재 속에 급증하는 자영업 대출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당국의 억제 방침으로 증가세가 한풀 꺾인 양상이다. 신한, 우리, 국민, 하나, 농협, 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올해 6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368조29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7%(2조40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국민 등 5대 은행의 자영업 대출은 같은 기간 6.1%(6조2666억원)나 불었다. 자영업 대출 증가율이 가계대출보다 9배 정도 높은 셈이다.은행별 자영업 대출잔액은 국민은행이 지난 6월말 39조853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6조1273억원이 늘었다. 농협은 2조3940억원, 신한은행 2조828억원, 하나은행 1조5487억원, 우리은행은 2635억원 증가했다.자영업 대출 급증 현상은 금융당국의 감독 부재 책임이 적지 않다. 다시 말해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음식업, 숙박업과 같은 생계형 창업에 나서자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을 늘린 결과다.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출구전략 수단으로 자영업 대출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자영업자 대출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고조되는 연체대란 재발 위기자영업자 대출은 부실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상환능력은 낮은 반면 고위험 차입 비중이 큰 탓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중은 159%로 상용근로자의 83%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부실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비중도 14.4%로 임금근로자(8.5%)보다 크다.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높고 원리금을 한꺼번에 갚는 만기 일시상환 대출이 많은 점은 부실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만기 일시상환 비중은 담보대출이 47.7%, 신용대출은 25.7%로 일반 근로자(담보대출 38.0%, 신용대출 21.9%)보다 높다. 자영업자가 처한 상황도 열악하다. 대부분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에 집중돼 폐업이나 대출 부실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국내 자영업 창업이 저부가가치 산업에 몰려 있다고 지적했다. 자영업 창업이 많은 음식·숙박업의 경우 올 1분기 1인당 명목 부가가치는 210만원에 불과했다. 제조업은 1인당 부가가치가 2000만원을 넘고 부동산은 4200만원이나 된다. 포화시장에서 창업이 과도하게 늘어난 탓이다.이런 창업 열풍은 향후 내수 침체와 맞물려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한다. 불황이 장기화되면 자영업자 연체 대란과 연쇄 부도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자영업 대출 부실은 가계부채 상환 악화로 이어져 금융시장 붕괴란 최악의 사태를 부를 위험성이 없지 않다.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부채가 연체 대란으로 번지기 전에 선제적,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확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원재연·김유나 기자 march2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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