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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이 미래다 ‘그린 라이프’] ‘옥수수 범벅’으로 억대 부농의 꿈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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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7-25 19:09:28 수정 : 2012-07-26 09: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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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판로 구축 김종철씨 농사꾼 김종철(51)씨는 몇백원짜리 옥수수로 억대 부농을 일군 ‘강소농’이다. 자기만의 아이디어와 도전으로 희망을 뿌리고 가꾼다.

그는 강원도 홍천에서 찰옥수수 농사를 짓는다. 외환위기 여파로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홍천으로 내려와 부모님에게서 옥수수 농사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초보 농사꾼이 보기엔 수입이 너무 불안정했다. 출하 물량이 몰려 제 값을 못 받는 일이 허다했다.

“한 개 300∼400원 하던 찰옥수수가 50원까지 뚝 떨어져 밭을 갈아엎을 수밖에 없었죠. 살길이 막막했지요.”

찰옥수수로 억대 부농을 일군 김종철씨가 25일 강원도 홍천 자신의 옥수수밭에서 귀농 경험을 털어놓고 있다.
김씨는 싸구려 옥수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옥수수를 가공해 팔아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귀농 후 농촌진흥청의 농업교육도 도움이 됐다.

그는 먹을 게 부족했던 어린 시절의 ‘옥수수 범벅’을 떠올렸다. 강원지역에서 옥수수에 팥과 강낭콩을 등을 활용한 옥수수 범벅이라면 가공도 용이하고 소비자 입맛에도 맞을 것이란 판단이 섰다. 결단을 내린 그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범벅을 만들기 위해 각종 시식평가회를 따라다니고 재료의 배합 배율을 달리해 수백차례나 실험을 했다.

3년간의 산고 끝에 그는 2008년 범벅 제품 시판에 들어갔다. 특허출원도 냈다. 첫해 판매는 200만원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이듬해에도 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기업처럼 홍보를 많이 할 수도 없고, 운영하는 홈페이지에서 판매한 게 전부여서 한계가 있더라고요. 한두 해만 더 해보자라는 오기로 버텼습니다.”

2010년부터 그의 사업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의 농업인 기술개발사업으로 뽑혀 4000만원의 연구비까지 받았다. 농진청이 추진하는 강소농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돈으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용기 등을 개발하면서 사업에도 탄력이 붙었다.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퍼져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칼로리가 낮고 기능성 식품인 옥수수는 최근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졌다.

김종철씨가 개발한 ‘옥수수 범벅’(왼쪽)과 ‘수리취떡’.
옥수수 범벅 매출은 그해 1000만원으로, 지난해엔 4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생옥수수 판매까지 합쳐 지난해 1억8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전체 매출 목표를 3억5000만원으로 잡고 있다. 2년 전 인근 농가들과 함께 영농법인을 만든 김씨는 앞으로 자동 설비시스템을 구축해 생산단가를 더 낮출 작정이다.

김씨는 시래기를 이용해 간편식으로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을 연구 중이다. 조만간 옥수수 체험마을도 열 예정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관광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농업은 어느 산업보다도 비전이 있어요. 땀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잘사는 농촌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홍천=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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