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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다시 불댕긴 노다… 정부 “일일이 대응 안할 것”

입력 : 2012-08-24 09:41:29 수정 : 2012-08-24 09: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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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李대통령 사과 요구 ‘망동’ 일본이 잦아들던 한·일 간 독도 갈등의 뇌관에 다시 불을 댕겼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각료가 잇따라 최고 수위의 망언을 쏟아내며 한국을 공격하고 있다. 22일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의 ‘한국의 독도 불법점거 발언’을 시작으로 일본 국회가 ‘독도를 하루빨리 실효지배하라’는 결의안을 작성했고, 노다 총리는 23일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죄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노다 총리의 강경 발언 배경에는 오는 10월 치러질 가능성이 큰 총선이 자리잡고 있다. 노다 총리는 최근 10월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 초에 총선을 치르는 안을 주장했지만, 제1야당인 자민당은 그보다 한 달 앞선 9월 중의원을 해산하고 10월 총선을 치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런 일본의 도발에 대해 “일일이 대꾸할 가치를 못 느낀다”면서도 일본 내 정국상황과 맞물려 도발 수위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전박대하는 日 외무성 주일 한국대사관의 김기홍 참사관(왼쪽)이 23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친서를 반송하기 위해 방문한 일본 외무성 앞에서 경비원들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김 참사관의 면담 신청을 아예 거부하며 문전박대했다.
도쿄=연합뉴스
◆고삐 풀린 일본


일본 총리와 각료들은 22∼23일 양일간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를 통해 자극적 발언을 쏟아냈다.

노다 총리는 특히 이 대통령에 대해 “상식에서 일탈하고 있다”면서 “사죄와 철회를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영토·영해와 관련해 발생하는 사안에는 불퇴전의 결의를 갖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국제사회에서 다양한 기회를 통해 일본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와의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비친다.

일본은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미국까지 끌어들였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독도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스기야마 국장은 면담 후 자국 언론에 “미국은 일반론적이긴 하지만 국제 분쟁은 평화적인 수단으로, 국제법에 근거해서 해결해야 한다는 일본의 생각을 지지하고 있다”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 국부무는 그동안 수차례 독도 문제와 관련, 특정국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호국보훈안보단체 일본 규탄 집회 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광복회와 대한민국재향군인회 등 호국보훈안보단체연합회 회원들이 일본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이제원 기자
◆정부, 차분하고 단호한 대응


청와대는 노다 총리의 이 대통령에 대한 사죄요구 발언에 대해 “예의와 금도를 넘어섰다”며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지만 곧바로 반격에 나서지는 않았다. 노다 총리의 발언이 이날 일본 국회에서 나온 것으로 ‘국내 정치용’이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해서 판을 키워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일본 측이 계속 예의를 넘어선 감정적 발언을 한다고 해서 일일이 대응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너무 흥분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일본의 비상식적 행동은 노다 총리 친서 반송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 정부는 23일 오후 주일 한국대사관의 김기홍 참사관을 통해 친서를 돌려주려 했으나 일본 외무성이 접수를 거부하는 ‘외교적 결례’를 서슴지 않았다.

외교부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한 겐바 외무상의 주장에 대해 강력 항의하고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별도의 외교문서도 일본에 보내기로 했다. 정부는 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한 일본 정부의 구상서를 반박하는 외교문서도 다음 주중 일본에 보낼 방침이다.

김동진기자,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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