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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 호신용품 불티

입력 : 2012-08-24 22:23:13 수정 : 2012-08-24 22: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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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흉악범죄에 시민들 자구책
가스총·전자충격기 등 판매 급증
“딸이 밤늦게 퇴근할 때가 많은데 집이 큰길에서 좀 떨어져 있고, 길도 어두워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불안해서…” 24일 서울 용산구의 호신용품 판매점에서 한 시민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서초동의 한 호신용품 판매업체. 이곳을 찾은 박모(52·사업)씨는 “하루가 멀다하고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불안하다”며 호신용품을 고르고 있었다.

그는 판매점 직원이 추천하는 스프레이 제품을 살펴본 뒤 “이걸로 제압이 되겠느냐”며 “가스총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에 직원은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가스총을 내보이며 “크기가 아담해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시민들이 호신용품을 구입하고 방범시설을 강화하고 있다. 흉악범죄가 판치고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을 무차별 공격하는 ‘묻지마 범죄’마저 기승을 부리면서 ‘내 가족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확산된 탓이다.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G마켓’에 따르면 이번 주(19∼23일) 들어 스프레이와 경보기 등 호신용품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2% 늘었다. 도어 경보기와 감지기 등 방범·보안·안전용품 판매량도 61% 증가했다. ‘옥션’에서 판매되는 관련 상품 등록수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8000여개에 달한다.

‘립스틱형 스프레이’, 휴대전화 고리용으로 특정 부위를 잡아당기면 강력한 경보음(90dB)을 내는 ‘엔젤 경보기’ 등 1만원 안팎의 값싼 제품들이 대거 팔려나가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충격적인 범죄가 발생하면 관련 상품이 많이 나가곤 했지만 지금 분위기는 예전과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가스총, 호신봉, 전자충격기 등 공격적인 제품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10만원 안팎으로 비싼 편이다.

경기 수원에서 호신용품점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가스총이나 전자충격기는 경찰의 소지허가가 필요한데도 구매자가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4월 오원춘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여성들의 구매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구매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최근의 사건들이 국민에게 안긴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상에는 이들 제품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발생한 ‘칼부림’ 사건 관련 뉴스를 올리며 호신용품을 홍보하는 트위터 계정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상당수 범죄는 문단속만 제대로 했어도 막을 수 있었다”며 “범죄예방 기본수칙을 알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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