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창시자 문선명(文鮮明·사진) 총재가 3일 오전 1시54분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병원에서 성화(聖和)했다. 성화는 통일교에서 타계를 지칭하는 종교적 용어다. 향년 93세.
문 총재는 8월 중순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투병하다 지난달 31일 통일교가 운영하는 청심국제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문 총재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한 선교 활동을 벌여오다 과로로 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효열 통일교 대변인은 문 총재의 부인 한학자 총재와 자녀들이 임종을 지켰다고 전했다.
13일장(葬)으로 치러지는 ‘문선명 천지인 참부모 천주 성화식(聖和式)’은 통일교 성지인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15일 거행된다. 빈소도 같은 곳에 차려진다.
통일교 측은 조문객은 6일부터 11일째 되는 13일까지 8일간 받는다고 밝혔다.
문 총재 성화위원장에는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맡아 각계 성화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1920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문 총재는 일본 와세다대 부설 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하고, 1954년 통일교를 창시했다. 1957년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선교의 닻을 올린 통일교는 1972년 미국에 진출, 50여년 만에 전 세계 194개국 선교지를 둔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했다.
‘세계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친 고인은 1991년 12월 북한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개발을 비롯한 남북경제교류에 합의했으며, 2010년에는 유엔을 대체할 평화기구로 ‘아벨 유엔’을 창설했다.
1991년 11월10일자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문 총재를 이승만 대통령, 북한 김일성 주석과 함께 ‘20세기를 만든 1000명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2008년 4월 7남6녀 중 막내 아들인 문형진(33) 목사를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임명해 후계 구도를 갖췄다. 통일교재단 이사장 겸 통일그룹 회장은 4남 문국진(42) 회장이 맡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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