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는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함께 삼아 숨 쉬어 왔다. 한지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닥나무를 삶아 일일이 그 껍질을 벗겨 티를 고르고, 종이의 틀을 갖추는 ‘뜨는’ 작업을 한다. 무려 99번의 손을 거친 후 100번째에 비로소 한지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백지(百紙)’라고도 불린다.
이런 까다로운 제작 과정과 오랜 정성으로 만들어진 ‘천년의 종이’는 두껍고 단단하며, 광택이 나고 수명도 길다. 그러면서도 부드러움과 탄력을 지녀 우리 민족의 강인하고 순결한 정신과도 닮아 있다.

한동안 양지나 화선지에 그 자리를 내주고 명맥을 잃었던 우리 종이가 현재 한국의 전통 문화를 대표하고, 천년 이상 보존이 가능한 대표적인 중성지로 그 우수성을 인정 받으면서 화려한 비상을 꿈꾸고 있다.
# 우리네 생활 속의 ‘한지’
질기되 부드럽고, 얇지만 강한 한지는 생활용품에서부터 공예품, 첨단산업분야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지로 만들어진 공예품은 견고하고 단단하며, 한없이 부드러워 한지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은 스카프, 넥타이, 의류 제작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 소재로 개발되면서 그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 밖에도 음향기 재료나 항균용지, 필터지 등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꾸준히 개발되면서 응용 한지산업으로 그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
전주한지박물관은 전주페이퍼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설박물관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 한지문화와 다양성을 담은 국내 유일의 한지전문박물관으로 천년을 이어온 한지의 역사와 선조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강한 내구성과 보존성 등으로 세계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한지의 우수성을 담은 여러 현대 공예작품과 첨단산업 소재로 응용된 한지의 모습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한지제작과정을 이해하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형 박물관이다. 이곳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한지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뜨거운 열정, 화려한 언변을 지닌 손연화 전주한지박물관 홍보팀장은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우리 한지에 대한 전문가였고 또 마니아였다. 실제 전주페이퍼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편보다, 아이들보다 한지를 더 사랑하는 손연화 홍보팀장의 말을 들어봤다.
“전주는한지로 유명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께 진상품으로도 활용될 정도로 전주한지의 품질을 뛰어나고요. 이는 맑은 물과 좋은 닥나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중·일(韓·中·日) 세 나라의 한지 제조법은 동일하지만, 가공 기술을 한국이 가장 우수합니다. 손재주가 그만큼 뛰어나다는 반증이지요.”
요람에서 무덤까지…갓 태어난 아기의 ‘배냇저고리’부터 시작해 사후 시신을 쌀 때도 한지가 쓰였다고 전해진다. 한지의 주 원료인 닥나무가 모자라 일본에서 수입하게 되면서 한지 가격이 비싸져 일반 서민들은 쉽게 접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서양에서 값싼 용지가 수입되며, 값 비싼 한지는 점차 그 설 자리를 잃어갔다.
“최근 한지를 우리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요. 한지 비누, 넥타이, 에어컨필터, 심지어 스피커까지요. 한지 스피커는 음악 마니아들의 ‘로망’이라네요(웃음). 또 실제 정부 고위관료 임명장이나 외교문서에도 우리네 한지가 사용됩니다. 몇 해 전 ‘G20 정상회의’ 때는 친환경 소재의 한지 아트홀로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글·사진=김현주 기자, 김경호 기자
▶ 관람안내
- 관람시간 : 화~일요일,09:00~17:00
- 휴관 일 : 매주 월, 명절 연휴(신정·구정·추석)
- 관람 료 : 무료
- 문의안내 : 063-210-103 / www. hanjimuseum.co.kr
- 단, 10인 이상 단체관람인 경우 사전예약 필수
본 콘텐츠는 <가족을 생각하는 TOYOTA(도요타)>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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