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아베의 역사인식 부재’라는 27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아베 총리가 지난해 집권 후 쇠퇴한 경제를 개혁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참여를 결정하는 한편으로 군사력을 강화해 왔다”면서 “최근 비뚤어진 역사인식으로 모든 진전을 스스로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WP는 25일 서울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 장면을 담은 사진을 이례적으로 사설과 함께 실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최근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해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확실하지 않다”고 한 사실을 소개하고 “한국과 중국 당국자들이 격분하고 있고, 이는 이해할 만한 반응”이라고 논평했다.
신문은 특히 “국가 간에 일어난 일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물론 역사는 늘 재해석되지만 사실은 있다”면서 “일본은 한국과 중국을 점령하고 말레이 반도를 침공했다”고 단언했다. WP는 이어 “독일은 수십년 전 역사를 솔직하게 받아들이면서 유럽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는데 일본 일부 인사는 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 사람의 침략은…’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실어 “2차 세계대전을 누가 일으켰느냐는 질문은 지구가 태양을 도느냐는 의문과 마찬가지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보는데 아베 총리만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이어 “아베 총리의 역사적 상대주의 이론은 진주만 공습과 필리핀 사상 최악의 희생자를 낸 ‘바탄 죽음의 행진’, 중국에서 자행된 난징대학살 등 생존자를 경악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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