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개성공단, 애초 추구한 개방에 도움 안돼"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30일 "개성공단은 애초 추구하고 예상했던 체계적인 개방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캠벨 전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은 남한이 북한에 경제적 투자시 북한 개방에 도움되고 북한이 외부세계와 많이 협력할 것이라는 전제에 따라 추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개성 문제는 한국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또 "북한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구축된 개성공단을 적절히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개성공단 사태가 연평도와 천안함 사건과 비교했을 때 대단한 전환점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개성공단 사태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일관된 행동이며 그런 면에서 한국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관련, "북한 새 지도자가 연속 도발한 결과로 한반도에서의 궁극적 이익에 대한 중국 생각이 많이 재조정됐다"며 "중국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외교적 톤(tone)을 조정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톤 변화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대북 외교에 채택된 부드럽고 염려하는 톤이 아니라 거친 언어"라면서 "북한에 대한 연료 공급의 예상치 못한 중단이나 국경 지역의 매우 필요한 물품 공급을 설명 없이 중단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북 도발에 대한) 가장 중요한 첫 조치는 평양과 동시에 중국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중국 이익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캠벨 전 차관보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북한 정권 붕괴와 관련된 논의가 워싱턴에서 이뤄지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는 부분들이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이밖에 "한미는 북한을 협력과 대화로 이끄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며 "대화와 압력(의 수단)을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한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