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이종명 전 3차장도 24일 재조사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25일 경찰 단계에서의 수사 축소·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재소환해 조사중이다.
김 전 청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왔다.
김 전 청장은 지난 21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나와 밤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출석한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수사 실무진 혹은 지휘 라인에 수사를 축소하라고 압력을 넣었는지, 이 과정에 특정 정치권과 모종의 협의가 있었는지 등을 재확인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첫 조사에서는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을 상대로 서울경찰청의 수사 축소 지시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했는지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소속 사이버분석팀장 A경감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서울경찰청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들어 있던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A경감은 데이터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디가우징' 수법으로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가우징'이란 강력한 자력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는 기술이다. 이는 과거에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이 불거졌을 때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사용한 방법과 같다.
검찰은 최근 A경감을 두 차례 소환해 증거 인멸 혐의에 대해 추궁했다. A경감은 "윗선의 지시는 없었고 혼자 판단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A경감 등 수사 지휘 라인에 있던 간부들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자들과의 통화 기록도 분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에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을 재소환했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을 상대로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의 '인터넷 댓글' 작업을 지시하는 등 심리정보국 직원 70여명을 중심으로 각종 정치 개입 활동을 주문하고 보고받았는지를 캐물었다.
검찰은 그동안 국정원 실무진들에 대한 조사 및 인터넷 사이트 15곳에서 확인한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분석을 통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이 전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넘게 조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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