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가 공개한 F-15 사일런트 이글의 실제 크기 모형. 내부무장탑재실에 탑재된 공대공 미사일이 발사되기 위해 바깥으로 나와 있는 상태로 전시돼 있다. 보잉 제공 |
F-15가 처음 설계된 40여년 전에는 전투기 제작에서 스텔스라는 개념조차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F-15SE를 제작할 때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감소시키는 일은 큰 도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RCS는 적의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세계 최고의 스텔스기인 B-2 폭격기는 레이더상에 작은 새 정도의 크기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목격한 F-15SE의 전시용 기체의 왼쪽 동체를 감싸고 있는 내부무장탑재실(CWBs)이 스텔스 기능의 핵심이었다. 이 부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을 맡고 있다. 내부무장탑재실 측면에는 공대공 미사일(AIM-120, AIM-9X)이 탑재되고 아래부분에는 공대공 미사일 혹은 공대지 유도 폭탄(Mk-82, SDB)이 탑재된다. 공대지 타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사거리가 40마일(약 64㎞)에 이르는 공대지 유도 폭탄도 CWBs에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사에 따르면 내부무장탑재실은 작전 요구에 따라 같은 형태의 연료탱크(CFT)로 2∼3시간 이내에 교체할 수 있다. 또 수직꼬리날개를 양 바깥쪽으로 15도 비스듬히 기울이는 것도 스텔스 성능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수직꼬리날개 변환은 선택사항으로 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스텔스 기능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RCS 감소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F-15SE는 내부무장탑재실 및 레이더 전파 흡수재(RAM) 등을 도입했다. 기존 F-15 기종과의 RCS 차이를 묻자 베리 부사장은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대답할 수 있다”며 “상당한(significant) 차이”라고만 말했다.
◆“막강 타격 능력 등 F-15의 장점 유지”
동체의 오른쪽에는 기존의 F-15가 장착할 수 있는 무장과 특히 사거리 500㎞ 이상인 타우러스 공대지 순항미사일도 달려 있었다. 이처럼 양쪽을 대조적으로 전시한 것은 F-15SE가 스텔스 성능과 무장 능력을 모두 갖췄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였다.
베리 부사장은 경쟁기종을 의식한 듯 “스텔스 기능이 전투기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며 “조종사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타격능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15SE는 능동전자주사배열(AESA) 레이더, 신형 디지털전자전 장비(DEWS) 등도 갖출 예정이다. 그는 “교전이 발생한 첫날은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전이기 때문에 스텔스 기능이 요구된다”며 “제공권을 장악한 후에는 같은 기종을 타격능력에 초점을 맞춘 용도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사는 전투기의 성능 이외에 기종선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절충교역 등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보잉사 관계자는 “보잉사의 유지보수개발(MRO) 센터를 한국 영천에 건설하는 데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KF-X 등에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인트 루이스=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