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3일 “박 대통령은 중국이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을 감안해 외교안보와 경제라인에서 제공한 한·중정상회담 의제 등 방중 관련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며 주말 내내 방중 준비에 몰두했다”고 밝혔다.
한·중정상회담에서는 ▲북한 비핵화 ▲탈북자 송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과학기술·환경·금융·에너지 분야 등 협력 증진방안 ▲한·중 문화교류 활성화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제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한·중정상회담에서 깊이 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중국의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 유도에 노력한다’는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초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합의한 것을 고려하면 한·중 정상도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견해다.
탈북자 송환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G8(주요 8개국) 정상은 국제사회가 탈북자 처리 문제에 대해 공조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천명한 바 있어 박 대통령이 의제로 꺼내는 데 부담을 덜게 됐다는 관측이다.
활짝 웃는 한·중 6者 대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왼쪽)이 21일 오후 베이징에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주한 중국대사관 제공 |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중국어 실력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은 한·중 경제인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인사말 등을 통해 유창한 중국어를 맛보기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교육방송(EBS)을 통해 중국어를 독학으로 배웠으나 실력이 상당하며 중국의 역사와 문학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특히 베이징과 시안에서 두 차례 예정된 재중 한국인과의 간담회 자리에 한복을 입고 ‘한국의 미(美)’ 알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상대와 나눌 대화 소재와 상황마다 적절히 사용할 사자성어까지 꼼꼼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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