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혀 약물 안 들으면 수술로 치료 여름철에 유난히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며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 특히 여성들은 충분히 먹는데도 체중이 줄고, 몸에 열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목 앞 부분의 가장 돌출된 부위인 후두 아래 자리한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여 저장하였다가 분비하는 곳이다. 갑상선호르몬은 모든 세포에서 에너지와 열의 생산을 담당하고 체온 조절에 관여하는데, 이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질환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갑상성기능항진증은 후두 아래 자리한 갑상선에서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생산되는 질환이다. 의료진이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의 모양을 살펴보고 있다. 한림대 성심병원 제공 |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갑상선질환은 어느 연령이나 성별에서도 발생하지만, 특히 여성한테 자주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3∼8배 더 발생하고 있다. 그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일부에서는 면역조절 유전자의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갑상선기능장애는 조기에 치료하면 경과가 좋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많은 원인은 그레이브스병으로,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하고 갑상선이 전체적으로 커진다. 뇌하수체 호르몬 중 하나인 갑상선자극호르몬(TSH)의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함으로써 호르몬이 증가하며 생기는 증상이다. 이 질환은 약 85%가 20∼60세에 발생하며, 가족력이 뚜렷하며 스트레스가 주요 유발요인으로 꼽힌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증상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땀을 많이 흘리는 것 외에도 많은 증상이 있다.
피부가 늘 촉촉하고 가슴이 뛰고 맥박이 빨라져 쉽게 숨이 찬다. 또 손발이 떨리고, 쉬 피로하고 기운이 없다.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불안·초조감이 늘어나기도 한다. 눈 주위가 붓고 눈이 돌출되며, 대변이 묽어지거나 배변 횟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월경량이 줄고 월경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기도 한다. 다른 증상은 거의 없이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때문에 건강진단을 해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진단과 치료
그레이브스병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며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레이브스병은 항갑상선제를 투여하거나, 수술·방사성 요오드 요법으로 치료한다. 국내에서는 항갑상선제를 12∼24개월 투여해 갑상선 기능을 회복시키는 게 일반적인 치료법이나 반복적으로 재발하거나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면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요법을 고려하게 된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내분비당뇨·갑상선센터 홍은경 교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는 잘 먹어도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단백질·당질·무기질·비타민B 복합체 등 영양이 풍부하고 균형 있는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배변 횟수가 잦아질 수도 있으므로 장 운동을 증가시켜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이나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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