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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엉터리 재정융자… 작년 125억 헛돈 썼다

입력 : 2013-07-22 17:38:45 수정 : 2013-07-22 17: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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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중복 등 부실 운영… 막대한 예산 축내
일부 公기업 직원 주택·학자금 지원에 펑펑
정부의 재정융자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부양 등을 위해 돈을 쓰는 데만 급급하다보니 상당수 사업이 유사 또는 중복 추진됐다. 지난해의 경우 공공정책에 쓰여야 할 재정융자금 중 125억여원이 부적정한 사업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올해 재정융자사업은 136개로 2008년 213개보다 36.2%(77개) 줄었다. 하지만 예산액은 매년 조금씩 증감을 보이면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26조8122억원으로 5년 전(25조2551억원)보다 5.8% 증가했다. 이에 같은 기간 사업당 예산은 1186억원에서 1971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정 집행을 독려해 불용액이 2008년 4조1558억원(예산액대비 16.5%)에서 2010년 2조8929억원(11.2%), 지난해 1조405억원(3.8%)으로 줄어들기는 했다. 문제는 운영실태다. 재정융자사업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이 수두룩하고, 내용이 같거나 비슷한 사업이 기금별로 따로 집행돼 재정 낭비를 초래하는 사례도 있었다.

금융위원회 소관 기술신용보증기금 등 일부 공공기관은 정부의 재정융자금을 받아 임직원의 학자금, 주택자금 등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복지공단은 재정융자금으로 청사 임차금을 집행하고 있는데, 산업재해·고용보험기금에서 각각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런 부적정한 사업에 160억8000만원이 배정됐고 이 가운데 125억2100만이 지출됐다.

김태규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은 “기금의 사용 목적에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종의 특혜를 주는 사업 등도 있어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집행실적이 매우 더딘 사업들도 적지 않다. 정부의 정확한 수요 예측 실패나 행정절차 지연 등으로 지난해 통일부의 교역·경협자금 대출이나 당시 국토해양부의 매입임대사업 등은 고작 10%대의 집행률을 보였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재부가 예산을 짤 때 재정융자사업뿐만 아니라 보조사업 등 모든 재정사업에 구속력이 있는 ‘재정준칙’을 마련해 지출을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융자사업은…?

국가가 정책목표를 수행하고자 조성한 공적 재원을 민간에 대출해주는 제도. 주택, 중소기업, 농어촌지원, 문화·관광, 에너지, 환경, 노동 분야 등에서 융자사업이 이뤄진다. 국가는 이를 통해 자원 배분, 소득 재분배, 경제 안정화 등 재정·금융기능을 수행한다.

이귀전 기자.  세종=박찬준·우상규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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