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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전세대란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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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06 22:15:24 수정 : 2013-08-06 22: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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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부담 완화로 매매 유도
미분양 활용 전세물량 확보도 시급
최근 전세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 7월 비수기인데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 전세금 상승률이 21개월 만에 최고치인 0.52%를 기록했다. 서울은 평(3.3㎡)당 평균 전세금이 900만원을 넘었다. 과천시는 한 달 새 전세금이 평균 1.77%나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집값보다 전세가격이 더 비싼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야단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2009년 하반기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서울시의 경우 아파트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인 57.3%를 기록하고 있다. ‘가을철 전세대란’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근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최근의 전세가 급등은 근본적으로 주택구입 수요를 대신해 전세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을 원하는 수요자가 주택 매매시장의 불안정과 구입에 따른 각종 세금 등 때문에 전세를 찾고 있다. 지난 6월 말로 취득세 감면 조치까지 종료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는 전월 대비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776건에 그친 반면 올해 상반기 전월세 거래량은 무려 72만8763건에 달하고 있다.

실제 세입자의 재계약에 따른 부담이 평균 13% 수준으로 늘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기존의 매입·전세임대주택을 하반기에 집중 공급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금융위원회는 전세자금 대출 보증한도를 대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한다. 정부 대책은 반갑지만 현실은 차갑다. 지금의 전세 대란을 해결할 더욱 절실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우선, 수요측면에서 현재의 전세가격 불안이 매매시장의 불안에서 비롯되는바,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과제 중에서도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인정하는 가격으로 주택을 사고팔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 즉, 정부는 시장원리가 작동하게끔 길을 터 줘야 한다. 그리고 매매시장의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가계부채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 구조를 선진국 수준으로 장기화시킴으로써 중산층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경감시키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건전성을 지속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다음으로, 공급 측면에서 파생 전세 수요 급증 방지를 위해 재개발 및 재건축의 개발 시기를 분산해 이주에 따른 전세 수요 급증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 미분양아파트를 전세물량으로 확보하는 방법을 통해 전세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 특히 현재 외면받고 있는 신도시 지역의 도시 공공시설과 교통, 교육 및 주거환경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 이 지역의 미분양아파트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전세가격 상승에 부담이 가장 큰 서민 계층을 위해 소형 임대주택의 신규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끝으로,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최단존속기간을 2년으로 정하고 갱신거절 사유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어 임대인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 때문에 임대차 보호에 미흡하다. 임대차 보호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1회에 한해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권을 보장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이 점차 임차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임차주택의 초과수요가 야기되면서 공급자 중심으로 가격이 형성돼 임차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공정한 거래가 가능한 가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주거비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고 안정적인 주거권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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