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이터측 “F-X 입찰서류 하자 없어”

“계약 위반 안 했다” 공식 반발
방사청 “이제 와서 발뺌” 반박

차기전투기(F-X) 사업 최종 가격입찰에서 제출 서류 하자로 탈락 위기에 처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이 19일 “지난 16일 방위사업청에 제출한 서류나 제안은 한국 정부의 제안요청서(RFP)에 들어가 있는 계약조건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법률적 검토를 통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앙 쉐러 EADS 카시디안 해외사업본부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EADS는 한국 당국의 제안요청서 안의 범위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유로파이터 입찰 패키지를 제안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F-X 최종 가격입찰에서 EADS 측이 상호 합의를 위반한 입찰서류를 제출해 ‘부적격’ 처리했다는 방위사업청 입장을 공식 반박한 것이다.

방사청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EADS가) 협상과정 때 상호 합의한 조건을 임의로 축소·완화해 가격을 총사업비(8조3000억원) 이내로 제시했다”면서 “입찰과정에서 합의한 조건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유로파이터의 탈락을 기정사실화했다.

크리스티앙 본부장은 조종사 2명이 타는 복좌기 15대 대신 6대로 최종입찰에 참여한 것을 방사청이 주요 부적격 요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 “이는 보안서약과 비공개 합의의 대상이 되는 기밀사항”이라면서 “해당 정보를 대중에 공개했다면 이는 F-X 사업 절차상의 위반 문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그동안 줄곧 협상 과정에서 한국 당국이 EADS에 요구하는 유로파이터 복좌기 대수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15대의 복좌기를 주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1년이 넘는 협상 과정에서 복좌기 대수에 관해서는 서로 15대로 의견일치를 봤으며 근거서류도 있다”면서 “이제 와서 발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폈다.

크리스티앙 본부장은 또 다른 부적격 사유가 된 ‘무장과 항공기 임무장비 별도사업 추진’ 문제에 대해서는 “제안요구서 외의 추가 요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EADS가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유로파이터는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의 파트너가 되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