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딸”… 지역감정 조장 발언도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위 2차 청문회는 19일 여야가 정회와 속개를 수차례 되풀이하다 끝내 원색적 욕설까지 주고받는 추태로 얼룩졌다.
이날 오전에는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현직 직원의 신분 보호를 위해 ‘가림막’을 설치한데 따른 논란으로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며 청문회가 시작 1시간여 만에 중단됐다. 여야는 당초 국정원 현직 직원은 가림막 안쪽에 앉아 증언하는 방식에 합의한 바 있다. 흰색 천의 가림막은 청문회장 증인석 뒤편에 설치됐고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등 4명이 자리했다. 민주당은 박 전 국장과 민 전 단장이 사실상 퇴직한 직원이므로 공개해야 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새누리당은 현직 직원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버텼다. 여야는 결국 증언대부터 가슴 부근까지 30㎝ 정도 공간을 터서 증인 모습이 일부 보이도록 하고 여야 보좌관 대표 한 명씩을 가림막 안에 보내도록 절충했다.
급기야 밤에는 듣기에도 민망한 욕설이 등장했다. 여야 청문위원들은 당초 참고인 신문 후 정회한 지 10분이 지난 오후 9시50분쯤 청문회를 속개할 예정이었으나 청문위원인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과 증인 신분으로 참석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저급한 욕설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회의 속개 직전 강 의원이 발언을 계속하자 이 의원이 “폭력 의원”이라고 비난했고 강 의원은 즉각 책상을 치면서 “폭력 의원이 뭐냐. 야 X팔”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의원도 “야 X팔 말 같은 소리하라고?”라고 맞받아치면서 끝내 정회가 됐다.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이 퇴장해 있는 동안 민주당 진선미 의원을 거론하면서 ‘미친X’이라고 욕설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듯한 의원 질의도 나와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광주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번 사건은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사주해 국정원을 상대로 정치공작을 벌인 것인데, 오히려 국정원에 뒤집어씌우는 또 다른 범죄를 벌이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권 전 과장은 “질문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반발했고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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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의 당사자인 여직원 김모씨(왼쪽)와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등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19일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가림막 뒤에 앉아 부채로 얼굴을 가린 채 답변을 준비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경찰의 수사 축소·은폐 증거로 제시한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CC(폐쇄회로)TV 영상이 왜곡 편집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CCTV 카메라가 2대 있는 만큼 입수한 화면이 서로 다를 뿐 편집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우승·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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