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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보다 많이 팔려? 폴크스바겐 골프 인기비결 살펴보니

입력 : 2013-08-23 01:18:14 수정 : 2013-08-23 08: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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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입차가 동급 국산차 판매량을 앞선 사건이 일어났다. 대형 차에서는 일부 현실로 일어난 상황이었지만 준중형 해치백 시장에서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던 사건이다. 7월7일 국내 시장에 선보인 폴크스바겐의 7세대 골프가 현대차 i30의 판매량을 앞섰다. 이들 차종은 엔진크기와 차체 크기, 트렁크가 없는 해치백 형태를 지녀 유사한 차로 구분된다. PYL(프리미엄유스랩) 마케팅을 앞세워 젊은 층을 공략하던 현대차에는 비상이 걸렸고 골프를 수입하는 폴크스바겐코리아는 기대를 뛰어넘는 흥행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폴크스바겐 골프는 국내 해치백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끈 모델이다. 하지만, 가격은 국산차 i30에 비해 1000만원 이상 비싸다. 과연 비싼 값에 골프를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폴크스바겐 골프의 인기 비결을 찾아봤다.

국민차를 만들기 위해 탄생한 골프는 폴크스바겐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모델이다. 1974년 첫 모델을 출시한 이후 올해 7세대 모델까지 40년을 이어왔다. 전 세계 시장에서는 30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유럽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는 단일 모델로 최다 생산 기록이다. 국내에서도 골프는 해치백 시장을 연 모델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푸조가 206등을 앞세워 해치백을 도입했고 현대차가 i30 등을 내놨지만 골프는 ‘해치백의 교과서’라고 불리며 국내 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에서 인기를 끈다.

2005년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설립된 이후 골프는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2009년 9월 출시 후 지난 5월까지 판매된 6세대 골프는 약 3년 8개월 동안 1만7694대가 판매됐다. 또, 7세대가 출시된 이후에도 21일간 1041대가 판매되면서 해치백이 국내에서 인기 차종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된다.

▶ 폴크스바겐 골프 1세대 카브리올레. /사진=폴크스바겐코리아

골프가 처음 탄생했던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해치백은 소수에 불과했다. 당시 폴크스바겐의 ‘비틀’은 히틀러의 주문대로 국민차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4명이 타고 장거리를 달릴 수 있고 연비도 좋았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등장하자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며 단숨에 국민차의 역할을 넘겨받는다. 당시로는 혁신적인 몇 가지 기술이 도입됐다. 비틀과 달리 엔진을 앞에 두고 가로로 배치했다. 또한, 엔진에서 앞바퀴로 동력이 이어지도록 앞바퀴굴림방식을 채택했다. 엔진룸이 짧아졌고 실내는 넓어졌다.

골프는 엔진룸과 승객룸이라는 단순한 2박스 공간으로 실용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날개를 입혔다. 주지아로의 골프 디자인은 소형 해치백 자동차 디자인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었고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소형차로 각광받는다.
▶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골프 1세대. /사진=폴크스바겐코리아

이후 골프는 2박스 디자인의 강점을 살려 실용성을 강조하면서도 엔진의 출력을 비롯한 주행성능도 여느 차종 못지 않게 개선했다. 속도 무제한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달리기 위해서는 성능이 필수였다. 초기에 골프가 뒤에서 따라오면 아무도 길을 비켜주지 않았지만 골프 GTI가 등장하면서 골프는 성능에서도 빼어난 차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1세대 골프가 출시되고 이듬해인 1975년 골프 GTI가 탄생한다. 소형차로는 놀라운 성능을 바탕으로 아우토반을 시속 182㎞/h로 질주한다. 이른바 ‘핫 해치’의 시작이다.

이어 1977년에는 디젤 엔진을 얹은 ‘골프 D’를 선보였다. 소형차에 디젤 엔진을 선보인 것으로만 따지면 우리나라보다 약 30년은 앞선 일이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연비 좋은 골프 디젤은 1979년 오일 쇼크가 발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후 골프는 컨버터블, GTI, 디젤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로부터 약 35년이 지난 최근의 골프는 지금도 몇 가지 독창적인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37년의 역사를 가진 디젤엔진은 최근 커먼레일 직분사 시스템을 도입해 TDI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기에 에너지 회생 시스템을 더해 ‘블루모션’이라는 고효율 자동차도 선보였다. 가솔린 모델도 직분사 방식을 택하며 ‘TSI’라고 부른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DSG 변속기다. 2개의 기어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변속을 하는 이른바 ‘듀얼 클러치 변속기’다. 자동변속기의 단점인 낮은 에너지 효율과 긴 변속시간을 듀얼 클러치로 해결했다. 골프에는 2003년 5세대 모델에 가솔린 직분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2005년에는 직분사와 터보차져를 더해 엔진 크기를 줄이고 효율을 개선한 ‘다운사이징’ 모델도 선보인다. 여기에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합하며 뛰어난 연비로 해치백 시장을 사로잡는다.
▶ MQB 플랫폼을 사용한 폴크스바겐 골프 7세대. /사진=폴크스바겐코리아

2013년 7월, 국내에도 7세대 모델이 등장하면서 폴크스바겐 골프는 전성기를 맞이한다. 폴크스바겐이 차세대 플랫폼으로 개발한 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시스템 ‘MQB’를 바탕으로 디자인과 주행성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경량화에 성공했다. 겉모양은 6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무려 100㎏을 감량했다. 차체도 이전보다 56㎜ 길어지고 13㎜ 넓어졌다. 또 28㎜ 낮아지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갖추고 주행성능도 향상됐다. 특히, 국내에 도입하는 사양은 효율성을 강조한 1.6ℓ 블루모션부터 2.0ℓ 모델까지 그간 단점으로 지적된 실내 디자인을 개선했다. 좀 더 고급스럽게 변한 구성은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를 만족시켰고 뛰어난 연비와 검증된 엔진과 변속기는 폴크스바겐 골프를 인기 차종으로 만들었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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