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종북·집단이기 털어내야 진보정치 살아남는다

입력 : 2013-09-05 23:11:32 수정 : 2013-09-06 00:33: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문가들 진보정당을 위한 고언 진보정치의 위기다.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되면서 통합진보당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는 생존을 기약할 수 없는 처지다. 이제는 단순한 변화를 넘어 내재적인 성찰과 과감한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그 출발점으로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각계 전문가는 조언한다. 국민 지지를 못 받는 정당은 존립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정치원로인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으로 진보정당이 큰 타격을 받았고 국민에게 불신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건전한 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전한 진보정당이 건전한 보수정당과 경쟁하는 속에서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고 법 질서를 존중하는 건전한 진보정당을 무조건 배척할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해묵은 ‘종북’ 논란 벗어나야

진보진영에서 ‘종북’은 금기어다. 늘 소수파로 탄압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도 크지만, 특정 정파인 민족해방(NL) 운동 노선과 맞물려 있다. 최근 RO(혁명조직) 회합 녹취록에서 보듯 조직원들의 언행은 폐쇄적인 1980년대 NL 운동권 문화와 비슷하다.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은 일반상식과 괴리가 크다.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2012년 통진당 분당의 공통점은 당권파의 종북주의 노선이었다. 북한의 3대 세습도, 핵실험에 대해서도 공개 비판을 못했다.

윤희웅 KSOI 여론조사분석실장은 “과거와 달리 종북 논란에 휩싸이면 지지층 확대가 어려워진다”며 “북한과의 관계를 명확히 설정해야 대중의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 북한 세습을 비판하지도, 핵실험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는 정당을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정희 공동변호인단 합류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왼쪽 두번째)가 5일 내란음모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이석기 의원의 변호를 위해 경기도 수원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이 의원의 공동변호인단에 합류했다.
수원=이제원 기자
◆국민 눈높이… 정리할 사람 정리해야

국민과의 불통이 통진당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있다.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실질적인 리더인 이 의원은 19대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깜짝 등장했다. 중앙당에서조차 그를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정도로 당은 폐쇄적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부정경선 파문 속에 당권파는 중앙위원회를 폭력 저지했다. 외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 특유의 조직문화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는 조직 보호를 위해 거짓 해명으로 일관해 불신을 키웠다. 정치컨설팅 이원컴의 김능구 대표는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일말의 꾸밈이나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또 “걸러낼 정치인은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통진당 홈페이지에는 “패권주의를 청산해야한다”, “어떻게든 변신해 살아남아야 한다”며 지도부를 성토하는 당원들의 글이 이어졌다.

◆집단이기주의 극복해야

진보진영의 한 축을 이루는 노동계의 집단이기주의도 풀어야 할 과제다. 진보적인 성향을 자랑하는 강성 노동조합이 세력을 유지·확대하고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골몰해 본래 역할을 잊고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노조 문제는 노사교섭을 이용해 노조 간부들이 이기심을 챙기고자 하는 전형적인 나쁜 사례”라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변양규 거시경제실장은 “진보적이라는 노조 집행부도 조직 결속 강화와 확대를 위해 노조원을 상대로 선명성 경쟁을 벌이면서 무리한 요구를 쏟아낸다”며 “이기주의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황계식·김달중·홍주형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VV 린 '강렬한 눈빛'
  • 트리플에스 VV 린 '강렬한 눈빛'
  • 박지현 '순백의 여신'
  • 김민주 '청순 매력'
  • 아일릿 원희 '러블리 끝판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