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의 여왕'으로 불리는 배우 최지우의 굴욕이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9월 23일 방송하는 SBS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극본 백운철, 연출 김형식)에서는 최지우가 옷 한 벌로 드라마를 찍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최지우가 맡은 주인공 박복녀는 드라마 제목처럼 수상하기 짝이 없는 의문의 여인이다. 엄마 없이 아빠(이성재 분)와 4남매가 사는 집에 가사도우미로 들어온 그는 한마디로 외계인 같은 존재다.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데다가 항상 모자를 깊숙이 눌러 쓰고 한여름에도 패딩만 입고 다닌다.
또한 회색빛 패딩 밑에 받쳐 입는 블라우스도 흑백의 무채색뿐이다. 화사한 용모의 박복녀는 왜 그렇게 칙칙한 색깔의 단벌 숙녀가 됐을까. 그 이유는 그의 과거에 숨겨져 있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그가 과연 극중 마지막 순간까지 두터운 옷을 벗지 않을 것인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최지우의 이같은 '검소한 패션'은 그동안 출연했던 다른 작품들과 전혀 다르다. 특히 지난 2009년 방송됐던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200여벌의 화려한 의상을 선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스타의 연인'에서 아시아 최고의 톱스타 이마리 역을 맡은 그는 출연했던 영화 장면들이 자료 화면으로 비춰지면서 수십 벌의 의상이 등장했고 레드카펫, 기자회견, 시사회장, 각종 파티 등에 참석하는 모습도 많았다.
그 때문에 최지우는 데뷔 이후 최초로 한복까지 선보였고 한 회에 웨딩드레스를 다섯 벌이나 갈아입기도 했다. 당시 의상 담당자에 따르면 한 회 평균 10벌, 회당 최고 25벌, 20부작 전체에서 200여벌을 소화했던 기록은 역대 드라마를 통틀어 최초였다고 한다.
그랬던 최지우가 '수상한 가정부'에서는 옷 몇 벌로 등장하니 '최다'와 '최소'의 양대 기록을 동시에 갖게 되는 셈이다.
최지우는 폭염이 작열하던 지난 달 첫 촬영에서 패딩을 입고 땀을 뻘뻘 흘려야 했다. 한여름에 촬영을 시작해 초겨울에 드라마가 끝나는 날까지, 과연 석 달 동안을 패딩 한 벌로 버텨야 하는 것인지 색다른 호기심을 낳고 있다.
아울러 기존의 출연작에 비해 캐릭터도 의상도 사뭇 다른 '수상한 가정부'에서 최지우가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예뉴스팀 e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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