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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들의 상징 ‘빈디’ 캔버스에 붙이고 또 붙이고…

입력 : 2013-09-08 21:05:26 수정 : 2013-09-08 23: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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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출신 작가 바티 커 국내 첫 개인전 인도 여성들이 미간에 찍는 빈디(산스크리트어로 ‘점’)는 요즘엔 하나의 패션 아이콘이 되고 있다. 남성들마저도 몸 여러 곳에 문신처럼 붙이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졌다. 빈디를 캔버스에 계속 반복해서 붙이며 동그라미나 사각형 형태를 그려나가는 인도 출신 여성작가 바티 커(44)의 국내 첫 개인전이 10월 5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우리는 늘 반복적인 삶을 살지요. 종교적인 행위도 그렇지요. 반복은 아마도 그것이 진실에 가깝기 때문일 겁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반복적으로 빈디를 붙이다 보면 마치 이것이 연금술인 양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죠.” 

종교적이거나 장식적 용도의 상징물들을 한데 모아놓은 작품. 빈디를 수없이 붙이듯이 비정상적인(기형적) 상황 연출은 또 다른 질문을 하게 해준다. 작가는 예술은 끝없는 질문이라 했다.
영국 런던의 인도계 이민자 부모를 둔 그는 1991년 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 인도를 여행하다가 그곳에 정착해 지금까지 뉴델리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영국에서 태어나 자란 성장배경은 그가 외부인의 시선으로 인도 사회의 계급체제와 성별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게끔 영향을 줬다.

빈디는 인도와 주변국에서 ‘세 번째 눈’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종종 존경, 사랑, 번영을 뜻하는 장신구로도 사용된다. 빈디를 캔버스 위에 하나하나 붙여가며 거대한 회화를 만들어내는 그는 인도 여성의 상징처럼 인식되는 빈디를 손으로 붙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인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자신의 작업이 갖는 의미를 찾아간다고 한다.

전시에서는 빈디작업 이외에도 작가가 곳곳에서 모은 다양한 상징물을 테이블 위에 모은 독특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종교적이거나 장식적 용도로 제작된 70가지 사물을 모은 작품인데 누군가에게 복을 비는 대상이 되는 물건일지라도 이를 한데 모으면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역설적인 상황을 표현했다. 국제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있는 바티커는 ‘Art+Auction’지 선정 ‘다음세대에 소장가치를 지닌 작가 50명(50 Next Most Collectible Artists)’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미 국내에 잘 알려진 인도의 현대미술작가 수보드 굽타의 아내이기도 하다. 조각과 평면 등 신작 10여 점이 출품됐다. (02)735-8449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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