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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닮은 ‘테슬라’ 매장, 독일서 들어가보니

입력 : 2013-09-16 18:15:35 수정 : 2013-09-16 18: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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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에서도 제주도에 시범사업을 한다고 밝혔고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이 사업에 신청자가 빗발쳤다. 지난 10일 언론공개를 시작으로 2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 BMW는 전기차 i3를 모터쇼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로 제공했다. BMW코리아 역시 내년에 국내에서도 상용화하겠다고 밝혔으니 기대가 크다.

또 다른 미국산 전기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이라고 소문난 ‘앨런 머스크’가 전기차 테슬라에 뛰어들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전자 결제 시스템 ‘페이팔’을 창업해 큰 돈을 번 앨런 머스크가 ‘미래를 위한 기술’로 전기차를 택했다. 로드스터와 모델X 등 주행거리가 짧은 차를 내놨던 테슬라는 올해 4인승, 최대주행거리 500㎞에 달하는 모델 S를 내놓으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올해 캘리포니아에서는 포르쉐 판매량을 앞섰다. 주 정부의 보조금 덕택이라고는 하지만 전기차라는 생소하고 불편한 자동차를 소비자들이 선택하기 시작한 것이다.

▶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위치한 테슬라 매장.
▶ 쇼윈도를 통해 전기차 하체를 볼 수 있게 전시했다.
▶ 매장 밖에서는 테슬라 모델S를 두고 직원이 설명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방문한 김에 모터쇼 행사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테슬라 매장을 찾아갔다.

테슬라는 단 3개의 차종을 판매한다. 그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가 4인승 세단 형태의 모델 S다. 기자가 찾아간 테슬라 매장은 프랑크푸르트 시내의 번화가 건물 안에 있었다. 작은 카페 정도인 50㎡ 크기의 매장에는 테슬라 모델 S의 뼈대를 보여주는 모델카와 시트, 색상 견본 등이 놓여있었다. 책상 하나에는 차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한 서류가 놓여있다. 실제 차는 매장 밖에 나와있다. 7∼8명의 사람이 테슬라를 둘러싸고 설명을 듣고 있다.

테슬라는 매장을 마치 전자제품 회사 애플처럼 꾸몄다. 직접 체험해보고 설명을 듣고 관람하고 그 이후에 마음에 들면 구매하는 형태다.  아직 배터리나 전기모터에 대한 불안감과 의구심을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애플스토어를 성공적으로 런칭했던 조지 블랭켄십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그는 테슬라 매장의 구조와 동선, 제품의 진열 방식, 방향까지 아주 작은 부분까지 통일시켰다. 그래서 테슬라 매장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은 형태와 시스템을 갖췄다.
▶ 전자제품 매장을 연상케 하는 테슬라의 전시장.
▶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도 테슬라는 매장과 동일한 모양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 전기모터를 비롯한 하체가 들여다보이는 전시용 차.
▶ 트렁크 공간에도 2개의 작은 시트가 마련됐다.
▶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의 각종 기능을 조작하고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매장의 분위기는 마치 전자제품 가게를 연상케 했다. 차에 대한 설명을 듣던 사람들은 가끔 놀라운 듯 작은 환호성을 내기도 했다. 티셔츠와 물병, 모자까지 판매하는 매장은 전자제품 매장과 다를 바 없었다.

차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의 주행과 내비게이션, 인터넷 검색 등을 커다란 창으로 할 수 있다. 날렵하게 생긴 차체는 일반 승용차처럼 앞·뒤 좌석에 사람을 태운다. 독특한 점은 트렁크에 역방향으로 설치된 작은 좌석이 있다. 아마도 어린이들이 앉을 정도의 크기인데 1900년대 초반 마차처럼 생긴 옛날 차에서나 보던 형태의 의자다.

한편에 놓인 테슬라의 하체는 전기차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뒷바퀴에 연결된 모터가 주요 동력원이다. 단순하게 생긴 서스펜션을 비롯한 구조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엔진이 없어지면서 변속기를 비롯한 많은 부품이 사라졌다. 단순한 자동차가 됐다. 지금까지 자동차와 완전히 다른 동력구조다. 물론 하체와 캐빈룸 등 자동차의 기본 구조는 똑같다.

매장에서는 미리 예약한 고객에 한해 시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모터쇼 기간이라 시승이 불가능했다.  테슬라는 주행거리를 향상시킨 모델 S로 소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S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고객은 35세부터 54세까지이며 절반 이상이 남성이다. 또 구매자의 77.3%가 연소득 10만달러(약 1억원)다.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9만3000달러인것을 감안하면 미국 테슬라 소비자는 자기 연봉과 맞먹는 차를 망설임 없이 구매하고 있다.

앨런 머스크는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며 주행거리를 기존 300㎞에서 최대 500㎞까지 늘렸고 27개에 불과한 충전소를 100개로 늘린다고 밝혔다. 또, 20분 만에 충전 가능한 슈퍼 차져를 추가로 건설하며 이곳에서 무료로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90초 만에 배터리를 갈아끼우는 ‘배터리 스왑’까지 선보여 전기차의 단점인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을 해결하고 나섰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판매량은 크게 늘었고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500% 가까이 수직 상승했다. 주가가 150달러 수준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20조원에 육박했다. 기아자동차의 시가 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테슬라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직영 판매점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중부 일부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테슬라를 만날 수 있고 유럽에서는 영국, 독일,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등 서유럽을 중심으로 직영점이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홍콩, 호주에 직영점을 내며 전기차 판매에 나섰다. 기자가 찾아갔던 프랑크푸르트의 테슬라 매장은 아주 작은 전자제품 판매점 정도의 크기였지만 새로운 자동차로 각광받는 전기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인상적인 장소였다.

프랑크푸르트=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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