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경·평화경 편찬 사업 주도
누구나 ‘말씀’ 쉽게 접하게 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 공동 창시자인 한학자 총재는 지난 1년간 문선명 총재의 유업을 온전히 계승했다. 문 총재 성화 후 후계자 문제로 교단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나 인내와 포용으로 말끔히 정리하고 대내외에 ‘한학자 총재 체제’의 출범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한 총재의 리더십은 모성을 바탕으로 한 실용성과 과단성, 간결 명료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가정연합은 문 총재가 국내에 머물 때 문 총재의 어록을 학습하는 ‘훈독회’를 매일 오전 5시 가평 천정궁박물관에서 열었다. 그러나 한 총재는 횟수를 월 2회로 줄이고 시간도 6시로 늦췄다. 교인들이 대의명분보다는 직장생활에 충실하도록 배려한 것. 신앙적 규범을 일상에서 뿌리내리자는 취지다. 대중을 상대로 한 강연도 짧고 간결하다. 인사도 템포가 빠른 편이고, 인물보다는 조직 적합성에 비중을 둔다. 교단 관계자들은 이런 것들이 한 총재가 지닌 실용성의 한 단면이라고 말한다.
16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 시내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본 선교 55주년 및 일본 교회 창립 44주년 기념 도쿄대회’에서 한학자 총재(가운데)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가정연합 마크가 새겨진 통일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가정연합 제공 |
이를 위해 한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우선 문 총재의 어록을 주제별로 축약한 ‘천성경’과 ‘평화경’을 편찬했다. 누구든 쉽게 문 총재의 어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길을 터놓은 것이다. 이 밖에 세계 43개 선교전략국을 선정, 여성과 어린이 인권 신장 운동, 인재 양성을 위한 원모평애재단 설립, 2세 등용 확대 등 굵직한 사업들을 수행해 왔다.
이재석 전 가정연합 협회장은 “한 총재님은 문 총재님 성화 후 맨 먼저 많은 재원을 투자해 경전 편찬 사업을 주도하셨는데, 이는 역사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미래지향적인 통찰력에서 나온 결과”라며 “문 총재가 해오신 일을 땀 흘리며 제도화하고 보편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과 섬김, 경외심이 절로 우러난다”고 말했다.
세계 43개 선교전략국 선정은 고심 끝에 나온 결정이었다. 1997년 문 총재의 지시로 가정연합 일본 부인회 회원 1600명이 10명씩 조를 이뤄 세계 160개국에 자원봉사자로 파송됐다. 이들은 사재를 털어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 오지에서 빈민구제·교육사업·기술이전 등 100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헌신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지역사회에서 천사로 통했다. 그러나 가정의 희생이 너무 컸다. 남편들이 아내가 없는 빈자리를 메우며 20년 가까이 아내의 생활비를 보내며 외조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한 총재가 귀향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일본 여성들이 선교지 사수를 읍소하자, 한 총재는 조율 끝에 자립의 여지가 있고 국가적 기반이 탄탄한 43개 선교지만 전략적으로 남기는 결단을 내렸다. 한 총재의 일본 순회강연은 이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담겨 있다.
한학자 총재가 1995년 구호활동을 위해 아프리카 가나의 한 고아원을 방문해 현지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문난영 회장은 “한 총재님으로부터 임무를 받아 눈코 뜰 새 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유엔 NGO단체 최고의 ‘포괄적 협의 지위’(1등급)에 올랐고,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받게 됐다”며 “수많은 세계 여성 지도자들을 만나봤지만 한 총재님의 자애로움과 기품은 인류의 고통을 보듬는 ‘세계의 어머니’로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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