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갑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후보의 승리 여부가 관심이다. 서 후보가 여의도에 복귀하면 그동안 김무성 의원의 독주 양상인 차기 당권 경쟁과 이에 따른 여당 내 권력 향배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서 후보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트로이카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여권 인사는 29일 “김 의원의 YS(김영삼)계 대선배인 서 후보의 국회 복귀 추진에는 내년 당대표 선거와 지방선거,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염두에 둔 박 대통령의 원려(遠慮)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재보선 결과는 향후 여당의 당권, 2016년 총선 공천권과 그 이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 후보가 민주당 오일용 후보에게 패배하는 파란이 일어나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 여권의 대야 노선 수정은 피할 수 없다. 서 후보가 신승할 경우에도 조정 가능성이 점쳐진다.
4·24 재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초반 무기력증을 보여온 제1야당 민주당이 막판 스퍼트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화성갑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을 경우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히고 여권 내부 분란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화성은 여당세가 강하지만 수도권 민심이 반영되는 곳이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등에 대한 여론이 움직이고 있다”며 “이기면 좋고 지더라도 최소한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 박근혜정부 견제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포항남·울릉은 물론 화성갑에서도 크게 지면 선거지원에 주력한 김한길 대표 체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대여 공세 전략에 이견이 나올 수 있다.
10·30 경기 화성갑 보선에 출마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9일 화성시 향남읍 남부노인복지관을 찾아 노인들과 악수하며 한표를 부탁하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
◆국정뒷받침론 vs 정권견제론 격돌
여야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마지막 득표전을 펼쳤다. 서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가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 후보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했다. 오 후보는 “박근혜 정권은 어르신들에게 사탕발림으로 달콤한 약속을 해놓고 당선되니까 기초연금 공약을 파기해 노인불행 시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는 “유신부활, 국정원 정치를 심판할 유일한 노동자 출신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10·30 경기 화성갑 보선에 출마한 민주당 오일용 후보가 29일 김한길 대표와 함께 화성시 기아자동차 공장 앞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화성=연합뉴스 |
이번 재보선은 화성갑 63곳, 포항 남·울릉 85곳 총 148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 기표소와 달리 출입구 천막이를 제거한 개방형 기표소를 투표소마다 1개씩 시범 운영한다.
유태영·박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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