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선 “단기 부실 위험성 작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상승세를 잇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의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연 3.82%로 전월 3.80%보다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6월 3.73%로 역대 최저점을 찍은 뒤 7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이주영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장기시장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이 일부 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전환은 민감한 문제다. 1000조원대 가계부채 상환부담을 키우고 주택가격 하락을 압박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부채를 낀 주택소유자라면 상환부담 가중과 집값 하락이라는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엔 미국 양적완화 축소 돌입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급증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세가 가속화하는 터에 당장 갚아야 할 빚이 급증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가계부채 위험성을 알리는 경보음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나 한은은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가계부채가 단기간에 부실화할 위험은 크지 않다”며 “테일리스크(tail risk)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테일리스크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자산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이에 대해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전문위원은 “갚아야 할 담보대출은 점점 늘 텐데 금리가 오르면 상환부담은 커지고 주택가격은 다시 불안해질 것”이라며 “테일리스크에 그칠 것이란 생각은 단견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9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64%로 사상 최저였던 전월(2.63%)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9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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